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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7년 전 경영 손 뗐다"더니…이스타항공 회의록엔 '이상직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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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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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노동자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창업주이자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상직 민주당 의원의 사진을 들고 항공운항재개와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2020.6.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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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인수합병을 앞두고 그간 쌓인 체불임금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7년 전 경영 손 뗐다"더니…회의록엔 '이상직 회장님'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이달 약 250억 원 가량의 체불임금 문제를 두고 "실질적 사주인 이상직 의원을 처벌하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21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에 관여를 7년째 안 하고 있다"며 체불 임금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곳곳에서 그가 최근까지도 이스타항공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복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JTBC는 2017년부터 3년에 걸친 이스타항공 임원진 회의록 등에 따르면 '의원님' 또는 '이상직 회장님'이라고 표기된 이 의원의 발언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은 당시 회사의 실적 목표를 제시하거나 특정 부서의 실수를 꼼꼼하게 지적하는 등 경영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의 이 의원의 측근들이 다수 포진해 있기도 하다. 이스타항공의 최종구 대표이사는 이 의원의 이전 회사에서부터 함께 일한 최측근이며, 26살 때 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수지 전 상무이사·현 브랜드마케팅 본부장은 이 의원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에 대해 이 의원 측 관계자는 "'7년째 경영에서 손 뗐다'는 말은 언론의 추궁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다 보니 말 실수한 것"이라며 "약 2년간 회의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재할 일은 없었고, 중진공(중소기업진흥공단)에 간 뒤로는 회사에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홀딩스 의혹에…이스타항공 "모든 거래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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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서울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4.27.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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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의 지분 40% 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의 주식매입대금 출처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돼 3개월여만에 자산규모 1500억원 내외인 이스타항공의 지분 68% 내외를 매입했기 떄문이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 "이스타홀딩스 설립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은 법무법인의 검토를 거쳐 사모펀드를 통해 지극히 합법적이고 공개적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거래과정에서 어떤 불법이나 편법도 없었고 모든 세금을 성실히 납부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이스타홀딩스측이 막대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에 대해 "이번 인수합병은 마이너스 딜과 다를 바 없다"라며 "오히려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계약 이후 발생될 소송과 세무조사 과징금 등 확정시 발생될 우발 채무를 위한 CB(전환사채) 담보 제공, 주식매각에 따른 세금, 이스타홀딩스 보유 부채 상환, 체불임금 (중) 110억원까지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이 뒤늦게 체불임금의 일부를 부담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체불임금 문제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거래종결 시한인 이달말까지 양측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인수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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