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정비공을 대상으로 욕설을 섞어 질책하기도 해” / 이 의원 “ 언론의 추궁에 대해 반박하다 보니 말 실수”
지난 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문제를 두고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직접 경영을 했다”는 이스타항공 노조측의 주장이 나왔다. 이는 앞서 이 의원이 “7년 전 이스타항공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한 것과 정면 배치된다.
26일 JTBC에 따르면 노조 관계자는 “7년 전부터 이스타항공 경영에 손을 뗐다고 주장하는 이상직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경영에 ‘간섭’한 수준이 아니라. ‘직접 경영’을 했다”면서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내 딸(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 영업해도 이것보다는 잘하겠다’며 영업부서를 나무라고, 정비공을 대상으로 욕설을 섞어 질책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 관계자는 “‘7년째 경영에서 손 뗐다’는 말은 언론의 추궁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다 보니 말 실수한 것”이라며 “약 2년간 회의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결재할 일은 없었고, 중진공(중소기업진흥공단)에 간 뒤로는 회사에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수합병을 앞두고 그간 쌓인 체불임금 250억원 가량에 대해 갈등을 겪고 있다.
우선 노조측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실질적 사주인 이상직 의원을 처벌하라”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노조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어 매각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급기야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을 포기하라는 파렴치한 요구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스타항공측은 “거액의 차익은커녕 이스타홀딩스는 실질적 이익이 전혀 없는 상태”라며 “이번 M&A는 이스타홀딩스에게 말 그대로 ‘마이너스 딜’과 별반 다름이 없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해야 할 제반 비용이 되레 매각지분 가치를 웃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전날 이스타항공은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이 보도한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의혹 보도를 즉각 중단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주식취득과 관련한 의혹에 이스타항공측은 “이스타홀딩스의 설립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은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자금 확보는 사모 펀드와 협의를 통해 적합한 이자율로, 주식 거래도 회계법인과 세무법인이 실시한 각각의 기업가치 평가 보고서에 근거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보도는 회사와 임직원들에게 회복 불능의 피해를 안겨줬고, 부득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우선 정정 보도를 요청할 계획이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의 부족한 능력으로 초래된 어려움에 대해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회사는 현재 고통을 겪고 있는 직원들을 위해 동원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앞에 직원들의 고용유지와 생존권 보장을 위해 동원가능한 모든 길을 찾고 있는 저희들의 진정성을 제발 호도하지 말아달라”며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겠고 경영진에 대한 그 어떤 책임추궁이라도 직원들이 생존한 다음이라면 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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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몇몇 언론은 이 의원(사진)이 이스타항공을 제주항공에 매각하면서 대금 수백억원을 챙기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자본금 3000만원에 불과한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 주식을 매입해 최대 주주로 등극하는 과정에서 활용된 자금 100억여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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