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김대영 경제부장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6일 서울 중구 매일경제신문사에서 열린 `최저임금 노사 좌담회`에 참석해 최저임금 등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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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29일 열렸지만 법정시한인 이날까지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7월 1일에 첫 제시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민주노총이 최저임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최근 서울 매경미디어그룹 빌딩에서 류기정 경총 전무와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최저임금 노사 좌담회'를 가졌다. 류 전무와 윤 부위원장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의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을 맡고 있다.
류 전무는 "지난 3년간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빨랐다"면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이 생계비에 비해 미달한다"면서 내년 최저임금을 25.4%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 회의가 진행 중이다. 민주노총은 25% 인상안을 내걸었다. 근거는 무엇인가.
▷윤택근 근로자위원=현재 최저임금의 생계비 충족률은 1인 가구 생계비 대비 77%에 불과하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본다면 29%밖에 안 된다. 최저임금이 1인 가구 생계비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1인 가구 기준으로 해 최저임금 요구안을 월 225만원으로 정했다. 25% 인상 요구가 터무니없는 수치이거나 민주노총이 정세를 잘 읽지 못해서 무작위로 추출한 것은 아니다.
▷류기정 사용자위원=경총은 구체적인 제시안을 정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들 총의를 모아야 한다. 사용자위원들 공통 인식은 최저임금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인상 속도가 너무 빨랐다. 3년간 약 33% 올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최저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중소 영세사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 현실이 됐다. 민주노총 인상안은 경제 현실뿐 아니라 일자리를 지켜야 하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근로자에게도 비현실적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류 위원=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54.2% 정도가 연간 영업이익 3000만원 미만이고, 16.2%는 1000만원 미만이다. 최저임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기간을 연장하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근로소득장려세제(EITC)를 통해 근로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인건비다.
▷윤 위원=2018년 도입된 일자리 안정자금 제도를 통해 지원하는 금액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다양한 연구와 정부 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경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은 높은 임대료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는 어떻게.
▷윤 위원=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원 연구원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에 따른 실질임금 상승률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2020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상여금과 복리수당을 산입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실질임금 인상률이 2.2%에서 ―3.4%로 나왔다. 사실상 임금이 삭감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류 위원=대형 사업장 근무자는 임금 수준이 높은데도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아 최저임금 인상이 고임금을 더욱 상승시키는 불합리가 발생해 왔다. 외국은 상여금과 복리후생을 다 포함한다. 미국은 팁까지 포함된다. 실제로 지급을 보장받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자는 것이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의 적절한 취지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연결된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은.
▷윤 위원=지난 5월 소득주도성장특위 홍장표 교수가 주최한 토론회가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이 16.4%, 10.9% 인상됐지만 고용률은 2017년 66.6%, 2018년 66.6%, 2019년 66.8%로 나타나 사실상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연결된다는 주장은 악의적이고 허구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류 위원=고용률이 유지된 것은 공공근로, 노인 일자리 등 정부 재정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민간 부문에서는 일자리가 줄었다. 특히 청년과 제조업 일자리가 줄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관련해서 김대일·이정민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2018년 고용 증가율이 2017년보다 3.8%포인트 줄었다. 3.8%포인트 가운데 1%포인트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었다. 최저임금 대상이 되는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많이 줄었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은.
▷윤 위원=지난 10년간 경기가 좋든 좋지 않았든 경영계는 항상 최조 제시안이 동결이었다. 현재 사내 유보금이 956조원인 만큼 재벌이 곳간을 열어야 한다. 함께 살자는 노동자들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류 위원=노동계는 항상 너무 높은 인상률을 제시한다. 지금은 세계 경제 봉쇄로 인한 위기로, 과거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고통 분담 정신으로 돌아가 노사정이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
■경총 "기업 氣 살려야 유턴 늘듯"…민주노총 "저임금 의존 구태 버려야"
국내기업 유턴 놓고 의견差
―국내 높은 인건비가 기업 신규 투자를 막고, 기업 국내 유턴을 가로막는 요인이란 지적이 있는데.
▷윤택근 위원=국내에서 장시간 저임금 노동으로 이윤을 획득했던 기업이 이윤이 줄어드니까 국외로 나간 것이다. 그런 분들이 다시 한국에 돌아오려니 한국 임금이 높다고 한다. 이는 결국 노동자 임금 인상 자제, 임금 인상 양보론과 연결된다. 이제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노동자의 저임금에만 의존해 기업 활동을 하려는 과거 구태를 버려야 한다. 세계 10위 경제 규모와 산업 고도화를 완성한 한국에 걸맞은 임금을 지급하고 노동 환경을 조성하는 등 기업 경영을 해야 한다.
▷류기정 위원=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확보가 어려워지자 많은 기업이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소망하지만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하는 분들이 기(氣)를 살려주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규제를 몇 개 풀어준다고 돌아올 것 같지 않다. 특히 기업들은 노동시장 유연성이나 세제, 사업주에 대한 과도한 처벌을 두려워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부분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윤 위원=대한민국 재벌은 정부의 집중 투자와 과도한 개입으로 성장했다. 처음부터 기술이 뛰어나거나 스스로 힘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렇게 성장했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저임금·장시간 노동은 이젠 자제해야 한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중에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른데.
▷윤 위원=최저임금은 최소한의 임금인데, 지역별 차등을 두면 최소한의 삶의 기준에 차등을 두는 것이어서 문제가 있다. 또 여성과 청년 약자를 또다시 차별하게 되며 전국 일일 생활권인 나라에서 지역 차별까지 생긴다.
▷류 위원=최저임금 수준이 낮았을 때는 모두 동일한 금액으로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처럼 최저임금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업종이나 기업 규모에 따라 시장 경쟁 여건, 영업이익 등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구분 적용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1993년 중앙대 행정학과 학사 △2008년 경총 사회정책본부장 △2016년 경총 상무 △2018년 경총 전무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1991년 동아대 사학과 학사 △2003~2005년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2010~2013년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 △2018~현재 민주노총 부위원장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정리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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