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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르포]백종원의 '진비빔면', 팔도 아성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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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비빔면이 다 거기서 거기일거 같죠? 그럼 드시던거 계속 드셔야죠"

팔도 "비빔면을 가지고 고민을 하는 건 선을 넘은 거지"

삼양식품, '도전!불닭비빔면' 매운맛에 호불호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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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백종원 아저씨가 먹는거 보고 궁금했어요!"

초등학교 5학년인 김지호(11) 군은 오뚜기 '진비빔면'을 카트에 담았다. 부모님은 농심 '육개장' 봉지라면을 고른 반면, 김군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진비빔면을 택했다. '진비빔면 맛있어요?'라고 묻자 "처음 사 봐요"라며 무뚝뚝하게 답했다. "원래 팔도비빔면 먹는데, TV에서 백종원 아저씨가 먹는거 보니까 맛있어 보였어요"라고 했다.

지난 28일 오후 9시께 홈플러스 인천청라점을 방문했다. 주말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인지 한산했다. 지하 3층 주차장은 3분의 2가량 비어 있었고, 매장 내부에도 고객들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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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코너로 향했다. 요즘 가장 핫한 진비빔면부터 찾았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팔도비빔면으로 가득 찬 선반 아래 한 쪽에 배열 돼 있었다. 김군이 허리를 숙여 겨우 카트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일부러 진비빔면을 구입하러 온 이들이 아니라면, 우연히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다. 따로 마련된 행사 코너도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가격은 156g 4개입 기준 2780원이다. 광고모델인 외식사업가 백종원 얼굴과 함께 '시원한 매운맛! 푸짐한 양! 자사 메밀면 대비 중량 20% UP'의 문구가 호감도를 높였다.

진비빔면은 태양초의 매운맛, 사과와 타마린드 양념소스의 새콤하면서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출시 2개월 만인 이달 초 20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2018년 히트상품 '쇠고기미역국라면'(60일 만에 1000만개)의 기록을 넘어섰다. 2015년 출시 돼 50일 만에 1000만개를 팔아치운 자사 제품 '진짬뽕'보다 빠른 속도다.

백종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광고 속 "아~비빔면 대박나겠는데!"라는 대사가 현실이 될 전망이다. 경쟁사를 의식한 "비빔면이 다 거기서 거기일거 같죠? 그럼 드시던거 계속 드셔야죠"라는 도발성 대사가 재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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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식품 코너에는 각종 비빔면 행사장이 따로 마련 돼 있었다. 올 여름 라면업계의 '비빔면 전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계산대 주변에 세워진 '팔도비빔면' 코너가 시선을 끌었다. 증량 한정판인 156g 5개입 기준 가격은 2780원이다. 옆의 '팔도비밈면 매운맛'은 130g 5개입 기준 3180원으로 400원 더 비쌌다.

기존 라면 코너에서도 팔도비빔면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선반 2개 가량이 모두 팔도비빔면으로 채워져 있었다. 팔도비빔면, 팔도비빔면 매운맛, 팔도BB크림면 총 3종류로 취향에 맛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은 한치의 고민도 없이 팔도비빔면을 카트에 담았다. 기존 맛을 고르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팔도비빔면은 1984년 출시된 후 36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팔도비빔면은 지난해만 1억1500만개 넘게 팔렸다. 시장점유율은 64%다. 브랜드 CM송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로도 유명하다. 올해 용량을 20% 늘린 한정판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팔도비빔면은 광고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고모델인 탤런트 박은빈은 "비빔면을 가지고 고민을 하는 건 선을 넘은 거지"라며 경쟁사에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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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의 '도전!불닭비빔면'은 호불호가 갈리는 듯 했다. 라면 코너에 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 라이트, 까르보 불닭볶음면, 미트스파게티 불닭볶음면 등 불닭 브랜드 제품을 모아 놓았지만 '불닭비빔면'을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행사 코너 '불닭 존'에서는 '불타는 고추비빔면'이 나열 돼 있었다. 제품명과 맞지 않는 하늘색 포장지는 선뜻 입맛을 돋우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올해 '도전!불닭비빔면' '불타는 고추비빔면' '열무비빔면' 총 세 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3월 출시한 '도전! 불닭비빔면'은 2개월 만에 500만개 이상 판매했다. 대표브랜드인 '불닭'을 내걸어 친밀함을 높이고, 기본 액상 소스에 별도의 도전장 소스를 추가해 취향에 맞게 조절해가면서 먹을 수 있다. 도전장 소스는 불닭 브랜드 제품 중 가장 매운 '핵불닭볶음면 미니'와 같은 수준이다.

이순태(39)씨는 "불닭비빔면에 도전장 소스를 넣어 먹으니 속이 너무 아팠다. 솔직히 유튜버 등이 먹는 걸 보고 도전 의식에 사먹는 게 없지 않다"며 "맵기가 비슷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불닭비빔면보다 불닭볶음면이 더 맛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계절면 시장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는 1273억원으로 2015년 790억원 대비 61.1% 증가했다. 올해는 15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팔도비빔면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라면업계가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으며 계절면 시장 성장에 기여할지 관심이다.

협력업체 직원인 황보명숙씨는 "아직까지는 팔도비빔면이 가장 많이 나간다"며 "그 다음으로 농심 둥지냉면 비빔냉면을 많이 찾고, 진비빔면은 3위 정도 된다. 아무래도 불닭비빔면은 많이 매워서 마니아층이 즐겨 찾는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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