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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홍콩 특별대우 지위박탈에 반도체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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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홍콩의 특별대우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홍콩 특별대우 지위 박탈로 인한 충격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홍콩보안법 통과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악화의 불씨로 작용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은 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무관세 혜택과 낮은 법인세, 중국과의 직접 거래에 따른 리스크 완화 등 장점이 커 그동안 대중국 수출의 중요 우회지 역할을 해왔다. 실제 2018년 기준 홍콩으로 수출한 한국 제품 가운데 82.6%가 중국으로 재수출됐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홍콩 수출규모는 319억달러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9.8%로 상당히 높다.

반도체 업계는 홍콩 특별대우 지위 박탈에 중국 직수출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수출 경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물류 비용 등이 일부 증가할 수 있으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홍콩 특별지위 박탈과 함께 중국의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돼 무역 분쟁이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양국의 패권 싸움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 환율, 홍콩 특별지위 박탈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본격화하면 두 국가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미·중 분쟁 변수까지 커지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 주력 제품인 메모리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중국 매출은 전체 매출의 46.5%에 달하고, 삼성전자도 지난해 5대 매출처에 화웨이가 포함돼 있다.

현재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시스템 반도체에 국한돼 있지만 미국이 제제 수위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높이느냐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도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얼마나 심화되느냐에 따라 국내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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