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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하루만에 3조원 늘린 '거여 단독' 추경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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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30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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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강행한 지 하루 만에 추경 예산안을 3조1300억원가량 증액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정부 원안(35조3000억원)에서 또 8.9% 늘어난 것이다.

30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종료된 3차 추경안 예비심사에서 6개 상임위는 3조1321억원을 증액했고, 8개 상임위는 정부 원안을 동결했으며, 나머지 상임위 2곳은 9억6000만원을 감액했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뒤 곧바로 16개 상임위를 가동해 3차 추경안 예비심사에 돌입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예비심사는 짧게는 47분(운영위)에서 길게는 3시간 가까이(국토위) 이어지며 오후 10시 50분까지 진행됐다. 여성위와 과방위는 이날 오전 다시 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의결했다.

각 상임위 회의는 일사천리였다. 대거 증액 의견이 나온 상임위에서도 반대 토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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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증액이 이뤄진 곳은 산자중기위였다. 2시간 만에 2조3101억원을 증액 의결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은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 예산(1조원)을 비롯해 모두 2조2800억원이 증액돼, 정부 원안(10조6968억원)에서 21.3%가 늘었다.

교육위에서는 대학등록금 환불 요구와 관련한 대학 지원 예산 1951억원을 포함, 모두 3881억원을 증액했다. '대학혁신지원', '전문대학혁신지원' 같은 외피(外皮)는 둘렀으나 "대학등록금 환불 관련 자구노력"을 조건으로 달았다. 사실상 '등록금 반환 예산'에 가깝다는 평가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정부 재정으로 등록금 반환을 커버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적절하지 않다"(17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며 이같은 예산 증액에 난색을 보였다.

단 하루만에 16개 상임위 예비심사를 완료한 민주당은 30일 오전부터는 예결위 전체회의를 가동해 38조원대로 늘어난 추경안 처리에 속도를 냈다. 일각에선 "이런 식이면 굳이 심사할 필요가 있는가"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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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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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추경 35조를 재원 대책도 없으면서 '알바 예산'으로 날리는데 3일간 심사한다고 한다"고 했다. 범여권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전날 기재위 회의에서 "(추경안) 심의가 아니라 통과를 목적으로 하는 상임위 개최에는 별로 동의할 수 없다"며 퇴장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당에 '국회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3차 추경을 신속하게 심사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번주 통과'라는 추경안 관철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이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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