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산으로 가는 이스타항공 매각…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에 악영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몽규·이동걸 회동에도 진전된 성과 없어…"플랜B에 무게"의견도

코로나19 장기화로 M&A 난기류 산적

뉴스1

6월9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의 모습. (뉴스1 DB) 2020.6.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국내 항공업계 인수·합병(M&A) 작업이 좀처럼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꺼내든 '대주주 지분 헌납' 카드에도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며 매각 불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단기간 내 결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스타항공 매각이 백지화되는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플랜B'(차선책) 가동에 무게를 두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전격 회동해 인수 문제를 논의한 것 외엔 별다른 진전이 없다.

기본적인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던 만큼 별다른 해법이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당시 회동에서 정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자산 가치가 훼손됐다는 점을 근거로 인수가격 하향 조정과 산은의 지원을 요구하고, 이 회장은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대화 요청에 정 회장이 응한 만큼 당장에 판이 깨질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크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증가와 재무제표의 신뢰성 문제마저 제기하며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매각 완료를 바라는 산은 입장에선 HDC현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특혜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쉽사리 움직이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하반기 실적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점차 산으로 가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가 자칫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지분 헌납을 발표하며 제주항공에 인수를 촉구했음에도 제주항공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전환사채(CB) 발행을 미루면서 인수 종결 시한도 무기한 연기됐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내 첫 항공사 간 M&A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신경전으로 번지며 무산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백지화된다면 아무래도 HDC현산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업황 부진마저 겹쳐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채권단이 플랜B에도 무게를 두고 대응해야 할 시점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의 차선책 마련에 속도가 날 수도 있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달 17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가능성에 대해 "M&A 과정에서 대비책을 만드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인수를 포기하면 시장 상황이나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cho84@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