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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인종차별 논란 아디다스 인사 책임자 결국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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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은 미국에서만 거론되는 소음에 불과" 발언으로 반발 자초

뉴시스

[뉴욕=AP/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5월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아디다스 매장 앞을 마스크 낀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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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다국적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그룹 인사 책임자가 결국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인종차별은 미국에서만 거론되는 소음에 불과하다"고 발언해 흑인 구성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자초한 바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그룹 지주사인 아디다스AG 글로벌 인사 책임자인 카렌 파킨은 이날 직원 대상 성명을 내어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2014년부터 아디다스AG 글로벌 인사 책임자로 활동해왔다.

파킨은 "나는 다양하고 포용적이면서 공평한 회사를 만든다는 우리의 목표에 전념했다"면서도 "여러 분야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조직을 통합하려면 내가 사퇴하고 변화를 위한 길을 열어주는 것이 옳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인종차별에 항상 반대해왔고 보다 공평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도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내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회사가 전진하는 것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해 아디다스그룹 산하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의 미국 보스턴 본사에서 열린 전 직원회의에서 "인종차별은 미국에서만 거론되는 소음에 불과하다. 브랜드 내에 인종차별 문제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흑인 구성원들은 이달초 아디다스AG 감독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파킨이 직장내 인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바른 접근법을 취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할 익명의 공개 창구를 만들 것도 촉구했다.

흑인 구성들의 요구는 이달 중순 WSJ에 의해 보도했다. 파킨은 구성원들에게 "차별에 반대한다는 아디다스그룹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과 추가 사과 요구를 받았다.

아디다스그룹은 지난달 미국에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리한 진압으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반(反)인종차별 시위가 전개되자 이를 지지하는 광고를 쏟아냈다.

하지만 기업문화가 다양성을 결여했다는 흑인 구성원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위선자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판에 직면한 아디다스그룹은 이달초 아디다스와 리복 등 산하 브랜드가 미국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적어도 30%는 흑인이나 라틴계를 채용하겠다고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과 흑인 사회내 인종적 정의 구현을 위해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파킨은 WSJ의 사퇴 관련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고르 란다우 아디다스AG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파킨은 항상 회사와 구성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행동을 했다"면서 "그의 결정은 새로운 인사 책임자가 아디다스가 현시점에서 필요로 하는 변화의 속도를 더욱 잘 이끌어낼 것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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