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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롯데免, 반값 명품은 대박 'ON'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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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롯데면세점, 온·오프라인 면세품 판매행사 '대박'…코로나 경영난 해소에는 '언 발에 오줌 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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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이 롯데그룹 통합 쇼핑몰 '롯데온'에서 1일 '마음방역 명품세일' 2차 판매를 진행했다. /사진=롯데O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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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가 창고에 쌓인 재고품을 시중에 풀며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반값 명품' 소식에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면세런'이 벌어졌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달에 이어 30일 내놓은 두 번째 재고 면세품도 판매 호조를 보이자 표정에 미소가 번진다.

하지만 모처럼 웃긴 했어도 면세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여전히 근심을 거두기 어렵다. 재고 면세품 판매가 호황을 보였지만 코로나로 급감한 매출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에 불과해서다.


롯데온으로 '반값 명품' 대박 'ON'

이날 오전 10시 롯데면세점은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에서 '마음방역명품세일'을 진행했다. 지난달 23일 1차 판매에 이은 두 번째 재고면세품 판매다. 1차 행사보다 3배 이상 많은 29개 브랜드, 800여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들어봤을 만한 명품은 다 나온 셈이다.

재고 명품이 시중가 대비 최대 70%까지 할인된단 소식에 1차 판매에서 재미를 본 소비자들이 다시 한 번 몰렸다. 1차 오픈처럼 롯데온 플랫폼에 접속이 불가능한 대란은 없었지만,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판매량은 1차 판매와 비교해 60~70%가량 증가했다.

가방·신발 뿐 아니라 여름 시즌 필수품인 선글라스 등 더 다양한 상품구색이 소비자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가방 등 여성용 명품이 주를 이뤘던 1차 행사와 달리 이날 판매에는 시계·뷰티 디바이스 등 상품군이 확대됐다.

특히 여성 뿐 아니라 남성용 상품이 포함됐고, 무엇보다 여름 필수품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구찌·생로랑 선글라스가 눈에 띄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더욱 다양해진 브랜드와 상품 구색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작 면세점은 '개점휴업'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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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제주점 입구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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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온라인 판매 뿐 아니라 롯데백화점 노원점 등 8곳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행한 판매도 이른 새벽부터 대기행렬이 생기는 등 '대박'을 쳤지만 롯데면세점은 표정엔 여전히 그늘이 짙다. 코로나 불황 속에서 가뭄에 단비같은 행사를 치르긴 했지만, 시시각각 불어나는 손실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면세점 뿐 아니라 면세업계 전반이 코로나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아웃바운드 여행수요가 끊긴 지 반년에 가까워지며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총 매출은 9867억원으로 3년 만에 매출 1조원 밑으로 떨어지는 '실적쇼크'를 겪었다. 지난달에도 총 매출은 1조179억원으로 코로나 직전인 1월(2조247억원)과 비교해 반토막(-49%)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는 실질적으로 경영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이번 면세품 판매행사로 준비한 물량은 200억원 가량이다. 모두 완판하더라도 약 100억원에 달하는 인천국제공항 임대료와 김해·김포공항 임대료 60억원 한 달치를 내면 사실상 남는 것도 없다.

더군다나 공항 일원화로 김해·김포공항은 아예 문을 닫았고, 여객수요가 -99% 가까이 줄어든 인천공항도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라 수익도 없다. 그나마 처리가 곤란했던 재고품을 처분할 수 있다는 데에 위안을 삼아야할 정도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재고를 처리하고 해외여행이 막히며 면세점에 들어갈 기회가 없던 소비자들도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단 점에서 이번 시중판매 허용의 의의가 있다"면서도 "현재 기업형 따이궁(代工·대리구매상)만 간간히 뷰티 품목을 구매해 가는 것 외에 별다른 면세점 매출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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