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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문정인 “8월 한미훈련 전작권 전환에 필요…북과 협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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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대담

문정인 특보 “북, 맹목 비판 말아야”

이 전 장관 “문 대통령이 훈련 중단 결단해야”


한겨레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1일 프레스센터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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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1일 “8월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면 규모와 성격에 관계없이 북한이 비판적으로 나올텐데 그 전에 남북 사이에 깊이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날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 통일부 장관)과 대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하면 북은 비판할 거고, 우리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환수해 자주적으로 하려면 훈련을 해야 하고, 미국은 (전작권 전환을) 지연시키고 싶은 의도도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특보는 “북한도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한미훈련이) 평화를 위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맹목적으로 비판만 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군이 전작권을 미국한테서 돌려받으려면 연합훈련을 통한 점검이 불가피한만큼, 8월 한미 훈련을 북쪽의 양해를 구하며 추진하자는 취지의 주장이다.

반면 이종석 전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예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 진전의 중요한 기반”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훈련 중단을) 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상대방한테 핵을 포기하라는 건 사지를 절단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나도 내 것을 내놓고 얘기해야 한다”며 “북핵 포기가 절체절명의 과제라면 거기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연합훈련을 해야만 전작권을 가져올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도 짚었다. ‘북핵 문제’의 진전을 바란다면, 한-미 연합훈련은 하면 안 된다는 강한 반론이다.

문 특보는 “미국에 (11월) 대선 전에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 외교적 돌파구를 만들면 중국을 대하는 데 유리하리라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연설(30일)이 이뤄진 화상 세미나를 주최한 미국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국장이 이런 취지의 칼럼을 폭스뉴스에 썼는데, 카지아니스 국장이 자기 아이디어에 백악관과 공화당 쪽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있다고 전자우편으로 나한테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카지아니스 국장이 보수적이고 워싱턴 기류를 잘 아는 사람인데 중국 변수를 들며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미국 내부 기류에) 고무적인 게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문 특보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딜(협상)을 해서 역사적 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집착이 굉장히 강하다. 거기에 우리가 희망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은 상원의원을 오래 해 관료와 참모에 둘러 싸여 있다. 그들이 (대북정책을 주도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장관은 “바이든이 (당선)되는 게 우리가 하기에 더 편하다”고 문 특보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이 전 장관은 “민주당은 북핵 문제에 부정적이지만 전통적으로 동맹국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며 “대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중심을 잡고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철학이 없고, 정책을 집행할 체계적 조직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북미관계에서) ‘머들링 스루’(그렇저럭 버티기)가 이어져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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