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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김남호 DB회장 "창업한다는 자세로 미래사업 추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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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남호 신임 DB그룹 회장이 1일 서울 강남구 DB금융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DB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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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미래를 위한 사업은 새로운 업을 창업한다는 자세로 추진하겠다."

김남호 DB그룹 회장(45)이 1일 회장 취임식에서 책임감과 신사업 도전을 강조했다. DB그룹은 이날 김준기 창업주의 장남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 김남호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총을 거쳐 제조계열 지주사격인 DB Inc.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전 세계 어느 기업도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될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시대"라고 밝혔다. 취임 일성으로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한 것이다. 김 회장은 이어 "제가 회장직을 받아들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주주들을 대표해 앞장서서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DB Inc.(16.83%)와 DB손해보험(9.01%)의 최대주주다.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DB손해보험은 DB생명과 DB금융투자 등을 지배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장에서 김 회장은 그룹을 키워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열심히 하겠다"며 짧게 취임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미래 사업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업을 치밀하게 연구해 창업한다는 자세로 추진하겠다"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실행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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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과제는 그룹 미래 성장 동력 확보다. DB그룹은 김준기 창업자가 1969년 자본금 2500만원으로 시작해 재계 서열 10위(2000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DB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거센 자금 회수 압박으로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동부익스프레스 등 주요 제조계열사들이 떨어져나갔다. 그 결과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 재계 순위는 39위(2019년 기준)로 내려갔다.

미래 도전을 위한 기반은 탄탄한 편이다. 금융과 제조를 포함한 지난해 그룹 매출은 21조원에 달한다. 재계 16위 규모다. 24조원을 돌파했던 2013년 규모엔 못 미치지만, DB는 구조조정을 거친 후 군살을 도려내고, 내실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DB하이텍은 매출 2258억원, 영업이익 6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190% 각각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18% 증가한 2039억원에 달했다. 매출은 18% 오른 5조3441억원을 기록했다.

2세 경영 시대로 들어선 DB는 김 회장이 40대인 만큼 그룹 내 세대교체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그룹 총수가 젊어진 만큼 향후 대표급을 포함한 큰 폭의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을 맡고 있는 금융 계열사의 경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재계 인맥도 넓다. 김 회장 외가는 삼양그룹이다. 김 회장 외증조부는 고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며, 외조부는 고 김상준 삼양염업 명예회장이다. 김상준 명예회장 첫째 동생은 고 김상협 전 국무총리, 둘째 동생은 고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이다.

김남호 회장 처가는 차그룹이다. 부인 차원영 씨는 차광렬 차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 장녀다. 차광렬 소장은 차병원 설립자인 고 차경섭 차그룹 명예이사장 장남이다. 차그룹은 국내 최대 헬스케어 그룹이다. 1975년생 토끼띠 동갑내기 경영인들도 김남호 회장의 든든한 우군이다. 토끼띠 경영인으로는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을 비롯해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 김신한 대성산업 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권택환 신대양제지 사장, 이승용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남호 회장은 직원 시절부터 금융과 제조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며 "금융과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두 가지를 결합한 신사업 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승환 재계·한상전문 기자 / 이승훈 기자 / 전경운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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