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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최희남 KIC 사장 “샌프란 벤처, 인도 인프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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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57조원을 벌어들인 공기업이 있다. 나라의 ‘달러 곳간’인 외환보유고를 해외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한국투자공사(KIC)다. 지난 2005년 나랏돈을 불리려는 목적으로 출범해 15년 만에 자산 규모 1573억 달러(약 182조원), 누적수익 492억 달러(약 57조원)를 달성했다. 자산 순으로는 북유럽 산유국인 노르웨이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 아부다비투자청 등에 이어 세계 14위 규모다.

중앙일보

지난달 24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서울 중구 회계동 KIC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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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KIC를 이끌어 온 최희남 사장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국제경제관리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을 거쳤다. 임기 2년 차인 지난해 15.39%의 수익률을 올렸다. KIC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5.55%다. KIC 창립 15주년을 맞아 지난달 24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만났다.

Q : 임기 3년 차 소회는

A : “취임 1년 차인 2018년 말에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 그때 마이너스(-3.66%) 수익률을 냈지만 이듬해에는 플러스로 전환해 수익률 15.39%를 기록했다. 절대적 수치도 높지만 다른 시장 플레이어들보다도 좋은 성적을 냈다. 기존투자 방법에 점차 변화를 주고 있다.”

Q : 포트폴리오를 바꾸나

A : “지금은 80%가 주식과 채권이다. 주식은 변동이 심하고 채권은 수익률이 낮다. 점진적으로 전통투자(주식·채권) 대비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목표다. 신흥국 인프라나 부동산, 사모펀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10년 전 대체투자 비율은 5%였는데 현재는 15.6%까지 커졌다.”

Q : 벤처투자는 얼마나 하나

A : “지난해 초 총 2억 달러(약 2406억원) 한도의 벤처 펀드를 내부적으로 만들었다. 건당 투자 규모는 2000만 달러(약 240억원) 이하다. 일부러 규모를 제한해서 실무자급에서 신속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Q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를 개설한다는데

A : “벤처투자는 '끼리끼리' 이뤄진다. 샌프란시스코라는 이너서클에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다. KIC가 벤처투자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현지 네트워크가 부족해 외부 운용사에 벤처투자를 맡겼다. 오는 11월 샌프란 사무소가 열리면 직접 투자를 늘릴 수 있다.”

Q : 북미 위주로 투자가 이뤄진다

A : “국가별 투자 비중은 결국 시장 규모를 따라간다. 북미에 기업이 많기 때문에 북미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Q : 장기적 전망은 어떤가

A :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의 시대가 올 것이다. 미국이 여전히 G1인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미·중 갈등이라는 리스크만 해결된다면 중국은 내수 규모와 고급 IT 인력 등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Q : 신흥국 투자 전략은

A : “인프라 투자가 중요하다. 도로나 댐을 건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신망 등 디지털 인프라 시장에도 기회가 많다. 캐나다의 국민연금 격인 CPPIB는 아예 인도 지사를 만들어서 투자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Q :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평가한다면

A : “금융 상품에 내재한 부실이 드러나 은행이 줄도산했던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코로나는 외부 충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정부 또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혼란을 막겠다는 시그널을 반복했다. 대규모의 2차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미국 금융시장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다.”

Q : 임기 내 목표는

A : “투자도 결국 규모의 경제다. 굴리는 돈이 클수록 수수료를 낮추고 양질의 기회를 얻는다. 자산 규모가 최소 2000억 달러는 돼야 한다. 2035년까지 투자 규모를 4000억 달러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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