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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낙연 “남자는 엄마되는 경험 못해 철 안 들어”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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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부부는?”·“시대착오적” 비판 쏟아져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고민에 빠져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권주자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일 “남자는 엄마가 되는 경험을 하지 못해 나이를 먹어도 철이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에서는 “젊잖은 막말”, “여성에게만 출산·육아 책임을 돌리는 말”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어나는 시대 상황에 맞지 않고, 남성의 역할을 폄하했다는 지적도 빗발친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바이오헬스를 주제로 한 강연 도중 한국 산후조리시스템의 강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것도 이낙연 학설인데 인생에서 가장 감명 깊은 순간 중 하나는 소녀에서 엄마로 거듭나는 순간이고, 남자는 그런 걸 경험하지 못해 철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산후조리를 ‘대접’이나 ‘배려’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들이 알려지자 곧장 “비혼이나 난임 여성 등을 배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거나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 국가의 국무총리를 지낸 분의 입장이라기엔 섭섭한 발언”이라며 “여성만을 출산 육아의 책임을 진 존재로 몰고 아버지의 역할은 폄하했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또 산후조리를 욕망이나 로망으로 표현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몰이해여서 더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출산을 하지 않으면 철이 없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비혼하거나 난임 부부에 대해서는 공감도 배려도 없는 차가운 분이었나 다시 보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이 해당 발언에 대한 적절한 해명과 수정이 있으리라 기대한다”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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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도 논평을 내 “(이 의원이) 출생과 육아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다”며 “출생을 경험한 여성을 우대하는 척하면서 출생과 육아의 책임을 여성에게 모두 전가하며 아빠로서의 역할, 책임, 경험을 경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변인은 “출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거나 난임인 부부 등 다양한 형태의 삶 역시 배제시킨 발언임이 명백하다”고도 일갈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산후조리를 대접과 배려로 생각했다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산후조리는 출산 후 신체의 모든 기능이 온전치 않기에 쇠약해진 몸 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들이 사회적인 편견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산후조리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들의 삶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점잖은 막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혹시라도 ‘의도하지 않았다.’,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는 말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 대변인은 이 의원의 사과와 성찰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결국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오늘 아침 제가 강연 중 했던 일부 발언이 많은 분들께 고통을 드렸다”며 “저의 부족함을 통감한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일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제게 깨우침을 주셨다”며 “잘 듣고, 더 가깝게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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