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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 추미애, 수사지휘권 행사 내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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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서 ‘자문단 소집’ 강력 비판

“윤 총장 국민 약속 스스로 허물어

대검 의사결정 과정 아노미 상태”


한겨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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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충돌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상황을) 지켜봤는데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면 저도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법무장관에게 주어진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추 장관은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민의 불편감,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이 불참한 이날 회의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대검 부장회의에 지휘권을 넘긴 뒤에도 부장회의와 별도로 전문수사자문단을 꾸린 것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두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스스로 허물어버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 장관은 대검의 의사결정 과정도 문제 삼았다. 그는 “지난달 19일 대검 부장회의 결정에 따라 윤 총장이 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다는 보도가 그다음날 나갔는데, 실제 부장회의에서 아무런 의결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정밀조사 중이다. 대검 내부도 지금 의사결정 과정에 아노미(규범 붕괴)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장과 가까운 검사장급이 연루됐다는 이유로 (수사가) 첩첩산중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어색하고 납득이 잘 안된다. 수사팀은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보장해달라고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고 윤 총장과 대립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에 힘을 실었다.

추 장관은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도 “상당히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나 짐작된다”며 ‘상당히’라는 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에 대한) 장관의 지휘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판단하느냐”고 묻자 “대단히 유감스럽다.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답했다. 다만 일부에서 요구하는 특임검사 임명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추 장관은 “시급하게 포렌식도 해야 한다. 수사팀을 교체한다면 오히려 사건이 매장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예정에 없었던 법사위 현안질의는 민주당의 요청으로 급하게 마련됐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수 언론은 서울중앙지검의 총장에 대한 항명이라고 보도했지만, 오늘 현안질의를 보면서 윤 총장에 대한 온당한 이의제기일 수 있다는 것을 함께 느끼셨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언론 보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서영지 황금비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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