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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주호영 “폭주기관차 국회, 세월호만큼 엉성”…민주·정의 “사과하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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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민주당 원구성을 ‘폭주기관차’에 비유…세월호만큼 엉성하다 주장 / 민주당 “통합당이 세월호 언급할 자격 있나” / 정의당 “발언 철회하고 유족에 사과하라”

세계일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7개 국회 상임위원장 싹쓸이로 원구성을 완료한 뒤 의사일정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행보를 통제받지 않는 ‘폭주기관차’에 비유하며, 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만큼이나 엉성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권세력은 지난 월요일 1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원구성 완료’를 선언했다”며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정부의 35조 추경이 38조로 불어나는 등 내 집 살림하듯 알뜰살뜰 나라 살림해달라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기한을 일주일 이상 늘려 35조원 예산을 야당과 함께 검토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거부했다”며 “국회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얘기한 ‘통제받지 않는 폭주 기관차’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국회의 행보를 가리켜 ‘폭주기관차’에 비유하면서, 그 모양새가 세월호만큼 엉성하다고 지적했다.

법과 예산을 심사할 국회 상임위원회가 완비되지 않는 등의 현 상황이, 승객이 다 탔는지 또 승무원들은 제자리에 있는지 점검조차 하지 않은 세월호와 다를 게 없다는 게 주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상임위원이 국회법에 따라 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상임위 예산심사는 불법이자 탈법”이라며 “‘대충 출발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그때 대처하면 되지’라는 건 세월호 선원들의 생각이 아마 이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수처법을 당장 고쳐 야당의 비토권을 빼앗겠다는 게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생각”이라며 “민주주의를 설 배운 사람들이, 민주화 세력을 자부하는 사람들이, 의회 독재에 빠져들어 과반이면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다는 독선에 취해 있다”고도 비판했다.

나아가 “견제 받지 않는 권력,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게 마련”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절대 해결하지 못하는 딱 한 가지는 당과 정부에 만연한 부정부패”라고도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개문발차한 21대 국회는 수렁에 처박히고 나서야 폭주를 멈출 것”이라며 “세월호는 항해를 마치지 못하고 맹골수도에서 수많은 억울한 생명들을 희생시킨 채 침몰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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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등 여권은 주 원내대표의 글이 시대착오적 인식이라며, 그에게 발언 취소와 사과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일하는 국회를 세월호 참사에 비유한 주 원내대표는 시대착오적 인식을 버리라”라며 “문 열고 일하려는 제21대 국회를 세월호 참사에 비교했다. 통합당이 과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초래된 사건”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미흡했던 초기대응을 지적한 뒤, “통합당은 국회에 조속히 복귀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국민과 세월호 유족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고 강력히 비판하고 싶다고 해도 유가족 마음에 또다시 대못이 박힐 수도 있는 세월호 침몰에 꼭 빗대었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정권에서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한 일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주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족에게 큰 상처를 안겨준 이번 발언을 철회하고 유족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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