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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훈련 중 가혹행위”… 철인3종 女선수 극단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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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국가 대표 출신 최숙현 / 前 소속팀 감독·선배 고소 후 숨져 / 엄마에 “그 사람들 죄 밝혀줘” 카톡 / 철인3종協 “엄중 인식… 조사 착수”

세계일보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와 청소년대표로 뛰었던 고(故)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 경주시청 시절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체육계가 충격에 빠졌다.

유족들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체육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비례)도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 의원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며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이어 “고인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최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공개했다. 최 선수는 모바일 메신저에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썼다. 유족은 ‘그 사람들’을 전 소속팀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배들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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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이용 의원실 제공


최 선수는 생전에 “훈련 중 가혹행위가 이어졌다”고 전 소속팀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최 선수 가족과 가까운 인사는 “생전에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와 대한철인3종협회에도 가혹행위를 신고했다”고 전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23세로 생을 마감했다.

유족과 고인의 지인들은 “고인은 경주시청에서 오랫동안 가혹행위에 시달렸는데, 체중이 불었다고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고, 사실이 아닌 소문으로 명예도 실추됐다”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진정서를 내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최 선수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협회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고,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며 9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가혹행위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최 선수에 관한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돼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됐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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