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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에이브럼스 “파이트 투나잇 준비, 한·미 연합훈련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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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 폐쇄, 미군 외국 나가 훈련”

문정인 “훈련 전 남북이 협의해야”

이종석 “북핵 풀려면 훈련 중단을”

북한이 비난해 온 한·미 연합훈련을 놓고 한미연합사령관은 ‘실전적 훈련’을 강조한 반면, 여권 인사들은 중단을 요구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1일 한·미 동맹 재단과 주한미군 전우회의 초청 강연에서 “우리는 항상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당장 싸울 수 있는 태세)을 준비해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상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간부 훈련(연합훈련 대체 훈련)을 했지만 연 2회 실시하는 전구급 훈련(한반도 전체가 포함된 훈련)의 효과를 따라잡을 수 없다”며 “전구급 훈련은 연합준비태세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3월과 8월 실시하는 전구급 훈련이 한·미의 대표적 연합훈련이다. 즉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연 2회 실시하는 연합훈련은 한국 방어에 말 그대로 ‘필수적’이라고 못박은 것이다.

한·미는 2월 27일 코로나19 확산 등을 감안해 상반기 연합훈련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올해 일정을 보면 연기한 훈련을 실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한국이 보유했는지 검증하는 훈련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연 2회 연합훈련’을 강조한 것은 하반기 연합훈련까지 미룰 수 없다는 분명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6·25전쟁 당시 미군 스미스 부대의 패전까지 거론했다. 그는 “이런 교훈을 절대 되풀이하지 않도록 적절한 무장을 갖추고 기강 잡힌 군을 유지해야 한다. 강도 높은 훈련을 지상과 공중에서 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든 전력을 동원해 실사격 훈련을 실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훈련장 사용이 제한될 때 훈련을 하기 위해 우리 전력을 한반도 외에서 훈련하도록 보낸다. 이는 유사시 대응할 전력이 줄어들게 된다”며 “최근 사격장 폐쇄, 민간 시위로 인한 불충분한 사격장 사용 등으로 우리 준비 태세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개최한 ‘격동의 한반도, 문정인·이종석 대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핵 포기가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한다면 거기에 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연합훈련의) 규모와 성격에 상관없이 북한은 비판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연합훈련 전에 남북이 이와 관련해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공개 비난한 한·미 워킹그룹을 놓고도 입장을 냈다. 문 특보는 “한·미 워킹그룹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저촉되는 품목들을 승인받기 위해 협의한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미국이 제재 대상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도 제동을 거는 경우 역기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옥죌 수밖에 없는, 태어나서는 안 될 운명”이라며 “북핵 문제 논의에 집중하도록 역할과 기능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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