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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언유착 수사 ‘특임검사’ 카드 수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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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도입된 특임검사, 검찰 구성원이 피의자인 사건에 적용 / 검찰총장한테 수사 결과만 보고… “특검에 준하는 독립성 누려”

세계일보

고뇌에 찬 표정의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내부의 건의, 그리고 여권 일각의 요구를 받아들여 ‘특임검사’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2일 검찰에 따르면 특임검사는 검찰 구성원이 핵심 피의자인 사건에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을 불식하고 공정정을 담보하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다. 특임검사는 현직 검사 중에서 임명되나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검찰총장에게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고, 총장 역시 특임검사의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특임검사는 수사가 다 끝난 뒤 그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할 뿐이다. 한마디로 특별검사(특검)에 준하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셈이다.

특임검사 제도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른바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불린 현직 부장검사의 승용차 등 뇌물수수 의혹 규명이 목적이었다. 당시 일선 지방검찰청에 의한 1차 수사에서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고 검찰 신뢰도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이에 김준규 당시 검찰총장은 ‘특수통’ 강찬우 검사를 특임검사로 임명, ‘그랜저 검사’ 사건을 재수사하도록 했다. 1차 수사에선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해당 부장감사는 특임검사팀의 계좌추적에선 수뢰 사실이 드러나 결국 구속기소됐고 법원에서 징역형 실형이 확정됐다.

최근 불거진 검언유착 의혹은 검찰 취재를 담당하는 언론사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거론하며 취재원을 겁박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은 법무부 감찰 대상에 오르면서 부산고검 차장검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직 이동한 상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이성윤 지검장은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해 윤 총장에게 현 수사팀을 특임검사팀처럼 운영하든지, 아니면 정식으로 특임검사를 임명할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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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 연합뉴스


여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의견차를 거론하며 “중앙지검의 특임검사 임명 건의를 받아들이는 것이 조직을 위한 길”이라고 윤 총장에게 조언했다. 검찰을 관할하는 국회 법사위 위원장의 권고인 만큼 윤 총장으로선 가볍게 흘려넘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법조계 안팎에선 ‘특임검사 임명 요건이 무르익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수사 대상자가 현직 검사장이라는 점, 더욱이 그가 윤 총장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져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 이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다는 점 등이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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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그간 특임검사 임명에 부정적 태도를 취해 온 윤 총장으로선 갑자기 입장을 바꾸기가 난감하고, 또 총장으로서 조직 장악력에 해가 된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회 법사위원장까지 나서 특임검사 카드를 받으라고 충고하는 마당에 윤 총장이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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