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교실서 8m 떨어져 앉았는데 옮았다? 에어컨 통한 감염 조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화장실 갈때도 마스크써

조선일보

30일 오전 대전시 동구 가오동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초등생들이 가족과 함께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9일 확진된 천동초 5학년 학생에 이어 30일 이 학생과 접촉한 2명의 동급생이 추가 확진됐다./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전 천동초등학교에서 학생 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 당국이 감염경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2일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과 30일 대전 동구 천동초 5학년 학생 3명이 확진됐다. 이들 가운데 29일 1명(대전 115번)이 중학생 형(114번)과 함께 확진된 뒤, 30일 친구인 2명(120번·121번)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0번·121번 환자는 무증상 상태로 검사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120번 확진 학생은 115번 확진자와 같은 반이다. 이들은 교실에서 맨 앞줄과 맨 뒷줄에 앉아 수업 중에는 8m가량 떨어져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두 학생은 같은 영어학원에 다니지만, 수업시간이 달라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교실 외에서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없어 방역 당국은 ‘학교 내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반 학생인 121번 확진자는 115번 확진자와 같은 합기도 학원에 다녔다. 둘은 평소 서로의 집을 오갈 정도로 친해 접촉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115번 확진자가 다니는 학원 두곳에서는 교사와 원생 등 126명이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30일 진행된 115번 확진자의 같은 반 학생 24명과 담임 교사에 대한 검사에서는 확진된 1명(120번)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 5학년 전체 학생에 대한 검사 결과에서도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방역당국은 감염 확산에 대비해 천동초 재학생 1018명 전원에 대한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115번 확진자 형제는 어머니(113번·어린이집 원장)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생과 교사들은 전원 음성으로 나왔다.

방역 당국 조사 결과, 천동초 학생들은 등교부터 하교 시까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했다. 급식시간은 물론 화장실에 갈 때도 담임교사가 인솔했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우려해 쉬는 시간마다 12명의 인력을 투입, 복도와 화장실에서 감독했다고 한다. 쉬는 시간에 다른 반에 가는 것도 금지했다고 한다.

다만 115번 확진자가 등교했던 지난 22~24일 가운데 22~23일 이틀간 5학년 교실에서 에어컨을 가동했다. 22일은 대전의 낮 최고 기온이 33도, 23일은 31.5도까지 올라가 교실마다 2시간가량 에어컨을 가동했다. 매뉴얼에 따라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방역 당국은 급식실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115번 확진 학생과 120번 확진 학생이 교실에선 밀접접촉하지 않았지만, 급식실에선 둘 사이 거리가 2m가량 떨어진 상태에서 식사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에어컨을 켜고 환기를 했다지만 2시간을 가동하면서 감염됐거나 급식실에서 가까이서 식사해서 감염됐을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