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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현대글로비스, 폭스바겐 초대형 계약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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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독일 브레머하펜항에 기항 중인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크라운(GLOVIS CROWN)`호 [사진 제공 = 현대글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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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가 유럽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 그룹과 5000억원 규모 장기 해상 운송 계약을 체결하며 거래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글로벌 SCM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는 독일 폭스바겐 그룹 물류 자회사인 '폭스바겐 콘제른로기스틱'과 완성차 해상 운송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본사를 둔 폭스바겐 콘제른로기스틱은 그룹 내 12개 완성차 브랜드의 조달·생산·판매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현대글로비스는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유럽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 전체 물량을 단독 수주했다. 이에 따라 매월 10회에 걸쳐 폭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 그룹 내 승용차를 독일 브레머하펜항과 영국 사우샘프턴항에서 상하이, 신강, 황푸 등 중국 내 주요 항만으로 운송한다. 운송기간은 기본 3년에 연장 옵션 2년을 더해 오는 2024년 12월까지며, 연장 성공시 계약금액은 5182억원에 달한다.

운송 물량은 현대글로비스와 폭스바겐 그룹 양사 협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 계약한 해상 운송 구간은 세계 자동차 해운 구간 중 물량 규모 면에서 최대로 평가되는 구간 중 하나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계약 물량이 현대자동차그룹 외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와 체결한 해운 계약 중에서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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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완성차 해상운송(PCC) 주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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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폭스바겐 그룹과의 계약을 통해 다른 항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송 화물이 부족하던 '유럽발 극동향' 노선 선대 운영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그 동안 한국에서 유럽으로 완성차를 수출한 후 극동 지역으로 돌아오는 선박에 선적할 현지 화물 유치에 힘을 쏟아 왔다. 특히 극동에서 미주, 미주에서 유럽, 유럽에서 다시 극동으로 연결되는 전세계 완성차 해상운송 핵심 항로의 물동량을 모두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자동차운반선이 공선으로 운항하는 구간을 최소화하고 선박 적재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운송 효율성 극대화는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져 향후 신규 화주 발굴 시에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당사의 해상 운송 역량을 높이 평가해준 폭스바겐 그룹 측에 감사하다"며 "자동차운반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품질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기 계약으로 현대글로비스의 비계열사 완성차 해상 운송 매출 비중 역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운반선 사업부문 내 비계열사 매출 비중은 지난 2016년 40% 수준에 머물렀지만, 2017년 42%, 2018년 44%, 2019년 53%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자동차운반선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영업으로 사상 최초로 비계열 매출이 그룹 매출보다 더 커졌다.

이같은 매출처 다변화 노력에 힘입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완성차 해상 운송 사업 부문에서 2조 51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해운 매출 기반이 운송 요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 중장비 제조업체 등 비계열 기업으로부터 약 1조원의 운임을 벌어들인 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폭스바겐 그룹 장기 운송 계약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영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운반선사 시장은 현재 일본계와 유럽계 선사가 주도하고 있지만, 유일한 한국계 국적선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세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 17개사와 물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덤프트럭·포크레인 등과 같은 중장비, 중고차 수출입 물량까지 운송하며 비계열사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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