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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연이은 滿船…HMM 대선단 전략 빛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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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따라 2만4000TEU 12척·1만5000TEU 8척 발주

원가경쟁력↑…1~4호선 모두 만선 기록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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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HMM의 대선단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발주한 2만4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일컫는 단위)급 초대형선이 순차 인도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업황 속에서도 1~4호선이 만선(滿船)을 기록한 가운데 초대형선 전략이 앞으로도 순항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MM이 지난 4월 말부터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1~4호선은 모두 만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보는 만선의 기준은 1만9300TEU인데, 4개 선박 모두 아시아의 마지막 기항지인 싱가포르에서 이 기준을 뛰어넘으며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 100%를 뛰어넘게 된 것이다. 특히 1호선인 알헤시라스호는 영국 런던에서 아시아로 돌아오는 백홀(Back haulㆍ역수송) 항로에서도 1만9499TEU를 기록, 재차 만선기록을 썼다. 통상 이 구간은 소석률이 60~70%에 이르러도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구간이다.


이같은 초대형선이 첫 항차부터 만선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일다. 일각에선 HMM의 디얼라이언스 가입에 따른 '뉴 커머(New comer)' 효과란 평가가 있지만, 기존 초대형선에 비해 원가경쟁력을 갖춘데 따른 결과란 해석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얼라이언스 차원에서도 이번 선박이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편"이라면서 "아직 초대형선의 성패를 논하긴 이르지만, 선복을 나눠쓰는 다른 선사들 입장에서도 이 배를 활용하는 것이 득이 됐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HMM이 순차 인도 중인 2만4000TEU급 초대형선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발주된 선박이다. 현재까지 총 7척이 인도됐고, 올해 9월까지 12척 전량이 인도돼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에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던 1만5000TEU급 선박 8척도 순차 인도되는 등 선복확대는 지속 추진된다.


이는 2010년대부터 글로벌 해운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른 '규모의 경제'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최근에도 글로벌 선사들은 7000~8000TEU급 중형선을 조기 폐선하고 있는 반면 2만TEU급을 전후로 한 초대형선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低)운임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초대형선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다. 실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만3000TEU급 선박의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일컫는 단위) 당 화물 처리비용은 12.2달러로 1만800TEU급 선박(14.8달러) 대비 약 17.5%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1만5000TEU 내외가 유럽 항로의 주력선형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경제성을 확보한 셈이다.


김종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산업정보센터 과장은 "2Mㆍ오션얼라이언스 등 다른 해운동맹체에서도 동급의 초대형선이 움직이는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초대형선으로 원가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확실한 만큼 (HMM) 경영정상화의 베이스가 마련됐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유럽계 선사들이 HMM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원가경쟁력을 갖춘 초대형선의 등장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선복량 확대 및 원가경쟁력 개선이 지속되는 만큼 HMM이 보다 영업력을 확대, 화물을 확보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남은 과제는 늘어난 선복을 어떻게 채울 것이냐 하는 것"이라면서 "옛 현대상선ㆍ한진해운이란 벽을 뛰어넘어 해운시장의 각종 네트워크를 복구하고 화주와의 접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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