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무더운 여름 치열해지는 빙과 시장 | 소매 시장 위축에 롯데 vs 빙그레 2강 구도… 배달 시장 확대,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으로 경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3월 빙그레의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로 치열해진 아이스크림 시장이 역대 최고로 예상되는 여름 무더위, 치열한 마케팅, 배달 시장 활성화 등으로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 빙그레로 대표되는 일반 유통 시장과 배스킨라빈스, 하겐다즈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모두 올여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식품 시장 통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시장 매출 규모는 2016년 1조9618억원에서 2018년 1조6291억원으로 2년 사이 17% 감소했다. 저출산 영향에 따라 주 소비층인 어린이 인구가 감소하고 카페, 프랜차이즈 등 기존 아이스크림의 대체재로 다양한 디저트가 등장하는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아이스크림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시장 감소세가 뚜렷했던 최근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부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부분 매출도 올해 1~4월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집콕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서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에 따른 효과로 보고 있다.

매일경제

빙그레 예스24 협업 굿즈 제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 아이스크림 판매 영향

아이스크림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소매 중심의 일반 아이스크림 업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 3월 해태 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인수하며 롯데 계열 아이스크림 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1위로 28.7%를 차지했다. 2위인 빙그레는 26%, 3위 해태 아이스크림은 15.2%, 롯데푸드 14.9% 순이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친 롯데 계열의 점유율은 43.6%였다.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함으로써 점유율 41.2%를 차지하며 17.6%였던 롯데 계열 아이스크림 업체들과의 차이를 2.4%로 줄였다.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 당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해태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1위 브랜드 아이스크림은 빙그레의 ‘투게더’로 2018년 기준 연간 75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위는 744억원으로 롯데제과의 ‘월드콘’이다. 이어서 하겐다즈사의 ‘하겐다즈’, 해태 ‘부라보’, 롯데푸드 ‘구구’ 순이다.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로 국내 1위와 4위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 합병에 관해 “해태 아이스크림과의 인수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원회는 빙그레의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에 대한 결합심사 중이다

매일경제

빙그레 투게더 K-MILK 인증. 롯데푸드 구구콘 피넛버터맛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와 빙그레는 유명 광고 모델 마케팅, 새로운 유통 채널 개척 등으로 여름 대전을 준비 중이다. 시작은 빙그레가 열었다. 빙그레는 지난 1월 EBS <자이언트 펭tv>의 인기 캐릭터 ‘펭수’를 ‘붕어싸만코’ 모델로 계약했다. 펭수 출연 광고는 16일 현재 유튜브 조회 수 1260만 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워너원, 손흥민 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화제를 모은 빙그레 ‘슈퍼콘’은 4월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을 광고 모델로 한 데 이어 5월부터 TV조선 <미스터트롯>으로 인기를 끈 가수 영탁을 광고 모델로 해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슈퍼콘은 2018년 4월 출시 이후 5월 중순까지 누적 매출액 28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매일경제

빙그레 슈퍼콘 모델 유산슬, 빙그레 붕어싸만코 빵또아 모델 펭수


빙그레는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5월 말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와의 협업을 통해 메로나를 모티프로 한 여름철에 맞게 차갑게 해서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케이크, 빵 등 ‘쿨 브레드’ 5종을 출시했다. 빙그레는 예스24와 손잡고 도서 관련 굿즈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빙그레 대표 아이스크림인 메로나, 붕어싸만코, 더위사냥 등을 모티프로 한 북 클립, 북 파우치, 독서대 등의 굿즈를 6월 1일부터 예스24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했다. 빙그레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적극적인 B급 마케팅으로도 큰 화제를 끌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빙그레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처음 올린 캐릭터 ‘빙그레우스’는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처음에 네티즌들은 “인스타그램 마케팅 담당자 곧 퇴사냐”, “해킹당했냐?”, “마케팅 담당자 오늘만 산다” 등의 댓글을 달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다음날인 25일 빙그레 인스타그램에는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빙그레우스)’라는 이름이 공개됐다. 단호박 성격의 농부 ‘비비빅’, 빙그레우스의 비서 ‘투게더리고리 경’, 달타냥을 패러디한 빙그레우스 호위단장 ‘더위사냥’ 등 빙그레 제품명을 활용한 빙그레 나라 속 캐릭터를 연달아 공개했다. 빙그레우스를 비롯한 빙그레 캐릭터들은 순정만화 같은 그림체와 하오체의 대사 등 B급 콘셉트를 유지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6일 현재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3만7000명으로 4만 명 중후반대를 유지하는 다른 식품업계 공식 인스타그램보다 약 3배 이상 많은 팔로워를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빙그레 측은 “앞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빙그레 나라 캐릭터와 세계관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라며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한 마케팅 및 홍보를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매일경제

롯데푸드 델몬트 모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제과는 지난 6일 e스포츠 최고의 월드스타로 꼽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 이상혁 선수를 월드콘 광고 모델로 발표하고 e스포츠와 연계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4월 28일 롯데제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페이커가 등장하는 월드콘 광고 영상은 16일 현재 조회 수 203만 회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월드콘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35% 매출이 상승하며 콘 아이스크림 부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푸드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라베스트’를 지난달 6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등 집콕족을 노리는 새로운 유통채널 확대에 도전했다. 라베스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소비가 늘어난 효과를 누렸다. 올해 3월 라베스트 매출이 전년 3월보다 40% 가까이 늘었는데, 1~2월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음을 비교해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으로 롯데푸드는 분석했다.

매일경제

롯데푸드 블랙돼지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기존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으로도 소비자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3월 롯데푸드는 기존 돼지바에 딸기시럽 대신 초콜릿 무스를 채운 ‘블랙돼지바’를 출시해 네티즌의 큰 관심을 받았다. 또 롯데제과는 펀마케팅(Fun Marketing)의 일환으로 2017년 ‘거꾸로 수박바’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자사 인기 아이스크림 바인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하나로 합친 ‘죠크박’을 만우절 한정판으로 출시해 1주일 만에 180만 개를 완판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롯데제과는 당초 계획에 없던 추가 생산을 결정해 200만 개를 시장에 추가 공급하기도 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서로의 제품을 컬래버하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롯데푸드는 1978년 출시돼 장수 비스킷으로 인기가 좋은 롯데제과의 롯데샌드 화이트크림깜뜨 맛을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롯샌 깜뜨 아이스바’를 출시했다.

롯데푸드는 최근 밀키스, 델몬트 등 다양한 브랜드를 아이스크림으로 선보여 소비자의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2018년 출시된 델몬트 빙과류를 롯데푸드는 고급 과일 빙과류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델몬트 빙과류는 지난해 성수기에만 2000만 개가량 판매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70% 이상 매출이 상승하며 해마다 인기를 끄는 롯데푸드의 대표 상품이 됐다.

매일경제

롯데와 빙그레 중심의 국내 일반 아이스크림 시장의 변화와 함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도 변하고 있다. 전체 아이스크림 시장 매출세는 감소 추이에 있지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체인 GS25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18% 상승하며 15.9% 상승한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가파른 성장을 보여줬다. 지난해 1분기 일반 아이스크림 매출은 3.8%인 데 비해 같은 기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이 5% 상승한 추세가 올해도 이어진 것이다. 다른 편의점 체인 CU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2018년에 2017년 대비 일반 아이스크림이 6.3% 매출 성장을 보인 데 반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은 10.2% 매출 신장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일반 아이스크림이 3.3% 매출 신장을 보여줬지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은 11% 성장하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 신장세가 계속됐음을 증명했다. 2018년 기준 아이스크림 판매 소매 채널별 매출에서 편의점이 31.1%를 차지해 36.5%를 차지한 일반식품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점을 살펴볼 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판매 매출 성장은 아이스크림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다. 이용구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고가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중심으로 편의점 아이스크림 매출이 빠르게 신장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규모도 커지고 있다”라며 “고객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업체별로 차별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편의점 아이스크림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하겐다즈 네이버 공식몰 오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명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 새로운 유통채널 개척,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인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 업체의 변화도 거세다.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전문 체인인 ‘배스킨라빈스’의 매장 수와 매출액 최근 3년간 꾸준하게 증가해왔다. 매장 수는 2017년 1326개, 2018년 1375개, 지난해는 1475개로 꾸준한 증가 추이를 보여줬다. 매출액도 2017년 350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39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4457억원을 돌파하며 40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 속에서 배스킨라빈스의 배달 서비스도 계속 성장 중이다. 배스킨라빈스 올해 1~5월 누적 배달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한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갔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도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자사 공식 온라인몰인 ‘하겐다즈몰’을 비롯해 SSG닷컴, 카카오톡 선물하기, 쿠팡, B마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각종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으로 공식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또 전 세계 하겐다즈 최초로 배달 전문 매장인 사당DV 직영점을 오픈하는 등 지점별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매일경제

하겐다즈, ‘돈홀백’ 캠페인 일환으로 SSG닷컴 새벽배송과 6월 한 달간 다양한 소비자 이벤트 진행


한편, 올여름 무더위가 예상되는 것도 아이스크림 업계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더위에 따른 아이스크림 매출 신장은 5월 첫째 주에도 발견됐다. 평년보다 3~4℃가량이 높았던 지난 4월 30일에서 5월 6일 사이 홈플러스에서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 지난해 여름 기온이 평년 온도를 유지하며 시원한 여름이 돼 아이스크림 업계는 부진을 겪었다.

아이스크림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통상 35℃ 전후에서 가장 좋은 판매량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상청이 올해 여름은 평년 기온을 웃도는 여름 날씨를 예상하면서 아이스크림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0년 여름철 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철은 평년 기온인 23.6℃보다 0.5~1.5℃ 높고, 지난해 평균 기온인 24.1℃보다는 0.5~1℃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름철 폭염 일수는 20~25일, 열대야 일수는 12~17일로 평년과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강민호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8호 (2020년 7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