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모주 투자자는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SK바이오팜 효과로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상장 첫 날 160%에 가까운 수익률을 경험하니, "이건 딴세상"이라는 소감이다. "막상 해보니 어렵지 않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90~200% 사이라니, 남는 장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SK바이오팜은 현재 주가 기준. |
바야흐로 주식 청약의 전성시대다. 실제 최근 SK바이오팜과 비슷한 시기에 공모를 진행한 IPO(기업공개) 기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 대흥행을 경험했다. 그동안 공모주 청약 일정이 겹칠 경우 흥행 여부가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최근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 같이 흥행 열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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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으로 공모주 청약 눈 떴다…상장 첫날 수익률 줄줄이 100%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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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으로 처음 공모주에 투자했다는 A씨는 2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주변에서 난리길래 여윳돈을 전부 SK바이오팜 청약에 넣었다"며 "배정받은 주식 수는 많지 않아도 용돈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A씨는 "원래 상장하면 바로 수익을 보고 팔려고 했는데 좀더 지켜볼 생각"이라며 "이제 다음 공모주는 뭐가 있는지, 언제 청약하는지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A씨처럼 SK바이오팜을 통해 공모주 투자에 눈을 뜬 투자자가 적지 않다. 증권업계에서도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신규 투자자가 꽤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신규 상장 기업의 거래 첫 날 수익률이 잇따라 100%를 넘으면서 공모주 투자 수요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신규 상장한 기업의 거래 첫 날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지난 5월 드림씨아이에스가 104.6%, 6월 에스씨엠생명과학이 112.3%, 엘이티가 159.6%다. 엘이티는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를 뜻하는 은어)에 성공했다.
이 달 들어서도 지난 1일 상장한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36%, 이 날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따상'에 성공한 SK바이오팜이 159.1%다. 공모주 대박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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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과 같은 주 청약해도 경쟁률 1000대 1…"하반기도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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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흥행 열기도 눈에 띈다. 지난 6월 중순부터 공모에 나선 IPO 기업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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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경쟁률을 보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888대 1, SK바이오팜이 323대 1, 위더스제약이 1082대 1, 신도기연이 955대 1이다. SK바이오팜은 대형주라 경쟁률이 비교적 낮아 보이지만, 역대 IPO 공모주 청약 증거금 기록을 경신할 정도의 대흥행이다. 그 외 기업 모두 청약 경쟁률이 800대 1 이상으로, 뜨거운 투자 열기를 실감했다.
특히 위더스제약과 신도기연은 지난 6월 25~26일 청약으로, SK바이오팜(6월 23~24일) 청약과 시기가 비슷했는데도 흥행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 그만큼 공모주 시장에서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의미다.
이소중,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 환불일인 지난 6월 26일 신도기연, 위더스제약의 청약이 진행되며 반사 효과가 나타났다"며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에서 환불된 30조원 중 상당 규모는 일반 공모 청약 투자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IPO 시장은 코로나19(COVID-19) 확산 영향으로 위축된 상반기를 벗어나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 날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임에도 '따상'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우선 이 달에만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에이프로, 더네이쳐홀딩스, 엠투아이코퍼레이션, 셀레믹스, 와이팜 등 여러 IPO 기업의 공모가 진행된다. 또 현재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이슈 기업도 하반기 공모에 돌입할 전망이다.
최근 공모 시장의 뜨거운 투자 열기와 유동성이 IPO 기업의 행보를 더욱 앞당길 가능성도 높다.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으로 쓰였다 환급된 30조원의 행방에도 시장 관심이 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주식시장의 큰 관심을 받으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공모 시장 투자 심리는 사이클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상반기 코로나19로 극도로 위축된 투자 수요가 SK바이오팜을 계기로 폭발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뜨거운 분위기가 언제까지 갈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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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청약은 공모주만 있는 게 아냐…현대로템 CB·한진칼 BW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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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주총회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및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공모주뿐만 아니라 메자닌 청약 시장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현대로템이 지난달 12~15일 진행한 1655억원 규모 CB(전환사채) 공모 청약에는 증거금 7조8986억원이 몰렸다. 경쟁률은 47.72대1에 달했다. 현대로템은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CB 발행을 결의한 지난 3월 이후 주가가 상승하자 시세 차익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용배 사장 등 현대로템 임원 20명이 CB 공모 청약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로템 청약에 참여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환청구 기간(7월 17일)까지 현 주가를 유지한다면 60% 넘는 이익이 나는 상품"이라며 "이런 메리트를 아는 투자자가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지난 1일 종가는 1만5750원으로, 확정 발행가액(9750원)보다 61.5% 높다.
경영권 분쟁으로 화제가 된 한진칼 BW(신주인수권부사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6월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3000억원 규모 분리형 BW의 공모 청약 경쟁률은 24.45대1에 달했다. 청약 증거금은 7조3341억원에 이른다.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선 한진칼의 신주인수권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3자연합(조현아·KCGI·반도건설)의 지분율은 45.23%, 조원태 한진칼 회장 측 지분율은 41% 내외로 추정된다. BW 발행으로 늘어나는 지분은 최대 5.3%(현재 발행주식 수 대비)로, 양측의 신주인수권 매입에 따라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 반도건설과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주주정기총회 결의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자닌 청약은 일반 공모주와 비교해 고액자산가 등이 좀 더 많이 찾는 편이다. 한진칼 BW 청약을 주관한 유진투자증권의 김동선 챔피언스라운지 PB(프라이빗뱅커)는 "1인당 청약 한도가 2억~3억원 정도로 제한되는 공모주와 달리 BW 시장은 청약 한도가 열려있어 특히 고액자산가가 많이 찾는다"며 "수익 구조도 더 어렵기 때문에 PB 등의 조언을 받는 자산가들이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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