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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심상찮은 광주 광륵사발 집단감염...병상 부족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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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대구에선 20명이 200명 되는데 일주일밖에"
광화문 KT, 잠실 삼성SDS도 확진자...수도권유행 여전
한국일보

2일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동구 소재 사찰 광륵사발 집단감염이 또 다른 집단감염으로 연결되는 등 광주에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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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소재 사찰 광륵사에서 유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또 다른 집단감염으로 연결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환자 속출로 병상 부족이 가시화되면서 자칫 확진자가 폭증했던 대구 사례가 광주지역에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 KT, 잠실 삼성SDS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수도권발 확산세도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광주 광륵사 관련 누적 확진자는 49명으로 껑충 뛰었다. 하룻만에 확진자 30명이 속출했다. 확진자 12명이 나온 광륵사발 집단감염 불씨가 동구 금양오피스텔로 튀어 이 빌딩에서 14명이 확진되는 2차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광륵사와 관련한 제주도 여행자 6명, 광주사랑교회 13명, 아가페실버센터 3명, 한울요양원에서 1명이 확진됐다. 아직 광륵사 초발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광륵사에서 발견된 확진자를 추적한 결과, 금양빌딩에서의 집단사례 발생이 확인됐고 다시 금양빌딩 방문 확진자들이 소속된 종교모임과 직장 등을 통해 추가 환자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찰발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관련 확진자 수도 크게 늘면서 광주지역 환자 폭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광주지역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대구의 경험에 비춰보면 신규 확진자가 20명에서 200명을 넘어설 때까지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지난 2월 19일 20명의 확진자가 나온 뒤 일주일 뒤인 26일 확진자가 226명으로 치솟았던 대구와 같은 폭증세가 광주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전에 이어 광주에서도 집단감염이 불붙으면서 최근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10배 가까이 늘었다. 중대본에 따르면 6월 이후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3.6%(6월 3~9일)에서 30%(24~30일)로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 유행이 전국으로 급속히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광주지역 병상 부족도 가시화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신규 환자에 비해 병상이 상당히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병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광주시가 전날부터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회와 모임 금지 및 모든 공공시설 이용 중지 등을 핵심으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처음으로 실행하면서 그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된 셈이다.

한편 수도권발 소규모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와 관련해 교인 1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33명으로 불어났다. 같은 지역 일가족 7명도 확진됐다. 경기 의정부시 소재 아파트에서도 주민 3명이 추가돼 5세대 총 9명이 확진됐고, 이 중 한명이 방문한 헬스장에서도 5명이 확진됐다. 또 KT 광화문 본사와 삼성SDS 잠실 사옥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바이러스의 조용한 습격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실정이다. 박능후 장관은 “모임을 자제하고 사람간 거리는 최소 1m 이상 유지하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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