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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주호영 국회 복귀 선언에…"뺨 맞고 슬그머니 들어가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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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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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이르면 다음 주 초쯤 원내에 복귀한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다음 주 초에는 복귀할 것인가”란 취재진의 질문에 “그즈음이 될 텐데, 구체적인 날짜는 상황을 봐가면서 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3차 추경안 처리를 위해 예정된 3일 본회의까지는 통합당 없이 진행되고, 이후 소집될 7월 임시회부터 국회가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추경을 대통령 지시에 따라 3일까지 통과시켜야 한다는데. 거기에는 참여해서 해봐야 심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으로 21대 국회 개원 이후 모든 일정에 불참해왔다. 강경론이 당내 주류였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후 기자간담회에서 “(협상 전) 여러 의원께 전화하고 상의드렸는데, 강경한 의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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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운데)가 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해임요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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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땅한 명분이나 계기가 없다는 것은 여전한 고민거리다. 김 위원장은 “추경 통과까지는 민주당이 독주하니 그들에게 맡기고, 그 다음에 우리가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복귀하는 건 특별한 명분을 갖고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명분이 필요 없다는 김 위원장의 말은 맞지만, 사실 내세우려 해도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명분이나 계기가 없는 것이 현실”(한 초선 의원)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통합당 의원은 “장외투쟁을 하자는 사람은 1명도 없으니 어느 시점에는 당연히 복귀할 수밖에 없었지만, 뺨을 맞았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슬그머니 들어가는 꼴이 된 게 안타깝다”며 “추경 심사 기간을 연장해주면 복귀하겠다는 것도 다른 마땅한 계기가 없어서인데 여당이 그마저 무시해버렸다”고 했다.

또 여전한 강경파의 목소리 역시 지도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당장 길이 안 보여도 지금은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려야 할 시기인데 주 원내대표가 너무 일찍 국회 복귀를 선언해버렸다”며 “이래선 외부에도, 당내에도 우리 의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든 다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거나 여당의 시그널이 있을 때까지는 버텼으면 적절한 타이밍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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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예결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3차 추경예산안등 조정소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통합당은 불참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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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합당은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를 향한 강공을 이어갈 계획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수사지휘권을 남용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고,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추 장관은 국회에서 탄핵 소추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3일에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전략을 논의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을 소집하며 “국회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한 분도 빠짐없이 반드시 전원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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