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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김현미에 부동산 대책 직보 받은 文···기재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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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지난달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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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부동산 대책을 보고받았다. “종합부동산세를 최우선으로 처리하라”는 지침과 함께다. 종부세는 세금 정책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기재부 소관이다. 부동산 정책도 여러 경제 부처 내용이 얽혀있다 보니 경제 부총리가 총괄하는 게 상례다. 기재부 경제정책국 산하에 부동산팀이 있는 이유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의 키를 홍 부총리가 아닌 김 장관에게 직접 넘기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김 장관의 보고 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긴급보고 및 대통령 지시에 따른 구체적 정책 방안은 국토부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면담 사실을 발표하기 전까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별도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 경제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을 발표했을 때도 기자회견장 단상 가운데 자리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앉았다. 그리고 옆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자리했다. 이날 관계장관회의를 홍 부총리가 주재하긴 했지만 기자회견 단상에 앉진 않았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구도였다.

지난해 12월 16일, 이른바 ‘12ㆍ16대책’이라고 불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때 기자회견은 홍 부총리가 주재했다. 김현미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배석자였다. 굵직한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2018년 09월 13일 ‘주택시장 안정 대책’ 회견 때도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좌장이었다. 역시 김현미 장관은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과 함께 김 부총리 좌우에 자리했다.

관가에선 이미 '부총리 패싱'이란 표현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 추가경정예산 편성, 국가부채 등 논의 과정에서 청와대ㆍ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냈던 홍 부총리를 둘러싸고 소외론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기재부 출신이 경제부총리를 해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차라리 힘 있는 인사가 오는 게 낫지 않냐"는 자조 섞인 한탄까지 했다.

세종=조현숙ㆍ하남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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