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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진중권 "'운동권 초등학생'이 국가운영하는 것 같아…개혁은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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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의원을 다수당의 기계로 써 나라가 이 모양 이 꼴 돼"

"저는 마음속 깊이 빨갱이지만 그럼에도 정부·여당 견제해야"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온 국민 공부방'에서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0.6.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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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일 정부·여당을 향해 "지금 정부가 국가운영을 하는 게 아니라 '운동권 초등학생'이 운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한국사회를 말한다 : 이념·세대·문화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요즘은 좌파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지만 이 정권 사람들의 성격이 바뀌었다"면서 "개혁이라는 것은 다 사라졌다.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정치개혁을 한다고 했지만 마지못해 도입했던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구제도 (지키지 못하고) 자기들 스스로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며 "또 검찰개혁을 한다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내세웠지만, 자기들이 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개혁의 핵심은 죽은 권력과 살아있는 권력에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며 "죽은 권력은 얼마나 철저하게 수사를 했냐. 하지만 살아있는 권에 손을 대려 하니 그것을 (손을) 못 대게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적어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자지만 지금 586세대를 보면 이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적 학습을 한 번도 한 사람이 아니다"며 "대학 때는 NL(민족 해방)과 PD(민중 민주)를 배웠고 이게 유일한 정치적 사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철저하게 통제가 됐지만, 지금은 두 분이 돌아가시고 운동권 시절 버릇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 정부가 국가운영을 하는 게 아니라 '운동권 초등학생'이 운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조금박해'(민주당 전·현직 의원인 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네 명이지만 저들(민주당)은 집단을 우선시하고 징계를 했다"며 "사실상 의원들을 다수당의 기계로 쓰고 있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야가 싸우고 있기 때문에 제3의 섹터가 있어야 한다. 그게 언론과 시민단체인데 시민단체는 심판이 아니라 저쪽(민주당)의 선수가 돼 플레이를 뛰고 있다"며 "윤미향 사태가 그런 것이다. 정권과 시민단체 사이의 교착을 상징하는 게 윤 의원"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정부·여당을) 견제할 세력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견제할 세력이 없다"며 "보수가 그동안 개혁을 못 한 것은 지지층에 발목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중도층인 서울은 떨어져 나갔고, 영남에서 PK(부산·울산·경남) 절반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같은 분이 가서 뇌 역할을 하고 있는데 굉장한 반발이 있다"며 "예컨대 홍준표씨 같은 사람은 갑자기 사형제 부활을 하자고 한다. 미래로 나아가서 싸워야 하는 데 과거로 나아가 뻘짓(허튼짓)을 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보수가) 탄핵을 당했으면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물론 지지층을 버리고 무엇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중도를 버리고는 집권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저는 사실 보수에 대한 애정은 없다. 마음속 깊이 빨갱이지만 그럼에도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며 "제가 있던 정의당은 반쯤 어용 정당이 됐고, 안철수 대표의 정당은 그나마 힘이 없어 이쪽(통합당)이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저들은(정부·여당은) 기술적 상상력으로 미래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불리한 것을 덮어버린다"며 "윤 총장을 쫓아내려는 것도 그런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 최강욱-황희석이 작전을 짜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억지로 이것을 잡아 한동훈 검사장의 배후에 윤 총장이 있다는 시나리오를 짠 것"이라며 "저들이 짜놓은 시나리오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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