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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편의점주, 최저임금 삭감 및 차등화·주휴수당 폐지 촉구…민노총 “이 돈으로 살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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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주협 “편의점주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의 절반밖에 벌지 못하고, 20%는 적자” 주장

세계일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한국편의점주협의회 회원들이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편의점주들은 2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2~3년 전 수준으로 되돌려 2.87%를 삭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주휴수당 폐지와 최저임금의 업종별, 규모별 차등화도 요구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코로나19 탓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버틸 여력이 없다”고 하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이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버티려면 최소한 2~3년 전 최저임금 수준으로 떨어져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맹점 매출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며 “매출의 절반인 담배는 80% 이상이 세금이어서 수익이 아주 열악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CU편의점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은 5억8991만원, 2018년 5개 편의점 브랜드의 가맹점 평균 매출은 공정거래위원회 정보 공개서 기준 5억7844만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지난해 매출은 2.0% 늘어난 셈이다.

이 매출을 기준으로 점주가 주당 50시간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매출 수익에서 로열티와 각종 운영비, 임대료 등을 빼고 가져가는 한달 수익은 1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협의회 측의 설명이다.

협의회는 또 “편의점주 절반 이상이 월 최저임금의 절반밖에 벌지 못하고 있고, 20%는 인건비와 임대료조차 지불할 수 없는 적자 점포”라며 “한계에 처했다”고 거듭 호소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삭감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전날 최저임금위원회는 오전 정부 서울 청사에서 4차 전원회의를 열었는데,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6.4% 높은 시급 1만원을 제시한 노동계에서 맞서 경영계는 2.1% 삭감한 8410원을 고집했다.

당시 근로자 위원들은 “사용자 위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임금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제도는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이지 고용주를 보호하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계는 2007년 이후 대부분 삭감안이나 동결안을 냈다”며 “경제 상황이 좋아도 삭감안을 제출하고 나빠도 삭감안을 제출하는 사용자 위원들의 비논리적이며 저급한 속내에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계일보

용순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수석 부본부장(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사용자 단체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2021 최저임금 사용자 요구안 규탄! 최임투쟁 승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도 사용자 위원들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본부 소속을 비롯해 각 지역의 노조원들은 이날 오전 각 지역의 사용자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2021 최저임금 사용자 요구안 규탄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의 인상을 촉구했다.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 부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위기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며 삭감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삭감안 반대’, ‘먹고 살자 최저임금’, ‘이 돈으로 니가 한번 살아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경총을 압박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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