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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도 'Black Lives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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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증오의 상징될 것" 비난

조선일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화살표가 가리키는 어두운 유리 건물) 앞 도로에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는 노란색 글씨를 합성한 사진. /데일리메일


미국 뉴욕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맨해튼 트럼프 타워 앞에 4차선 도로를 뒤덮는 크기의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도로 그림을 그리기로 결정해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가 연일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비난하자, 뉴욕시가 '트럼프 제국의 심장'과 같은 건축물을 조롱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소속의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달 25일 "대통령은 뉴욕의 가치를 먹칠했다"며 "(트럼프가) 자기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이곳에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를 매일 되새기기 바란다"고 발표했다. 이 도로 그림은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 백악관 인근 도로 등 미 곳곳에 그려지고 있다.

트럼프 타워는 맨해튼 명품 거리 5번가에 있는 58층짜리 초호화 주상복합 건물이다. 트럼프가 1983년 세워 대통령 취임 전까지 거주했다. 이곳에서 트럼프 주연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가 촬영됐다. 그는 2015년 건물 안 황금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당선 후 이 건물에서 국내외 인사를 접견했다.

이런 애착 강한 건물 앞이 시위 구호로 뒤덮이게 되자, 트럼프는 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증오의 상징이 됐다"며 "경찰 예산은 깎는 뉴욕시에 크고 비싼 그림 그릴 돈은 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전설적이고 아름다운 5번가 트럼프 타워와 티파니 매장 앞에 그런 짓을!"이라고 했다.

뉴욕시의회는 시위대의 경찰 예산 삭감 주장을 받아들여, 뉴욕 경찰 연간 예산 60억달러(7조2000억원) 중 10억달러를 삭감한 내년 예산안을 1일 통과시켰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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