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부영의 한전공대 부지 기부에 '특혜 논란'…골프장 남은 부지에 5300가구 아파트 짓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영, 한전공대 부지 기부 후 남은 35만㎡에 아파트 5300가구 건립 추진

나주시 용도 변경 긍정적 검토 분위기 속…특혜 논란

450억 원에 구매한 체육 시설 부지에 1조 5천억 원 규모 아파트 건립 추정

계획대로 추진되면 개발이익이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주 혁신도시 내 40% 정도 차지하는 부영 아파트 '독점' 심화 우려

광주CBS 박요진 기자

노컷뉴스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부지로 무상 기부한 부영CC(사진=박요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전공대 일부 부지를 무상으로 기부한 ㈜부영주택이 기부하고 남은 골프장 부지를 용도 변경해 5천 가구가 넘는 아파트 단지를 건립하겠다고 나서 특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해당 부지에 5천 가구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경우 무상 기부한 부지 비용보다 훨씬 큰 이득을 얻게 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특정 아파트 독점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3일 전라남도와 나주시 등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한전공대 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부영CC 35만 2295㎡ 부지에 24평·34평 아파트 5328가구를 짓기 위한 입안 절차를 마쳤다. 부영은 20층에서 28층 아파트를 용적률 179.97%로 건립할 예정이다.

앞서 부영CC 부지 40만㎡를 한전 공대 부지로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한 부영그룹은 지난 6월 말 부지 기부 절차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제는 부영이 기부하고 남은 부영CC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추진해 사업 규모가 1조 5천억 원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단지를 짓겠다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해당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자연녹지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주시의 용도변경 허가가 필수적이지만 나주시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아파트 단지 조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나주시 관계자는 "과거 부영CC 부지 매입에도 부영에서만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판단된다"며 "한전공대 건립 이후 인구 유입 등을 고려할 때 아파트 추가 건립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과거 부영이 450억 원에 매입한 부영CC 부지에 아파트 5300여 가구를 건립할 수 있게 돼 한전공대 부지를 무상으로 기부한 대가로 일종의 특혜를 제공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부영이 한전공대 부지로 부영 CC 부지 일부를 기부한 것이 순수한 의도가 아니라 남은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개발이익을 올리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받고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나주시와 전라남도는 부영으로부터 한전공대 부지를 기부받는 과정에서 용도변경 등에 대한 사전 합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부영 관계자는 "골프장 부지 용도변경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부영은 지난 2011년 전남개발공사로부터 부영CC 부지에 체육시설을 짓겠다며 75만㎡ 부지를 450억 원에 분양받았다.

노컷뉴스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부지로 무상 기부한 부영CC(사진=박요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애초에 부영은 지난 2019년 12월 한전공대 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부지에 5868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 변경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나주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540가구를 줄였다. 이 과정에서 부영은 200%에 육박하는 용적률을 요구했지만 나주시는 180%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나주시가 용도변경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부영 측은 무상 기부한 부지가액을 훨씬 초과하는 특혜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대로 5천 가구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가 고층으로 추진될 경우 부영에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기에 나주 혁신도시에 완공됐거나 지어질 아파트 물량의 40% 정도를 이미 부영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아파트 브랜드 독점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온다. 나주 혁신도시 내 지구단위 계획상 공급됐거나 예정된 아파트는 총 1만 7942가구로, 이 가운데 부영주택이 39%인 6998가구를 공급하거나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우려에 나주시는 부영 측에 "다른 시공사에 아파트 건립을 맡겨 브랜드를 다양화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영이 나주시에 제시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안은 나주시의회 의견 청취와 열람공고, 주민 의견수렴, 나주시·전라남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최종 확정되며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