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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수박이 둥글다는 고정관념 깬 ‘사각형 수박’… 개당 11만원·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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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사각형 수박. 가격은 1만엔이다. 맛은 다른 수박에 비해 떨어진다. 주로 전시용으로 판매된다. 산케이신문


일본의 한 농가에서 주사위처럼 생긴 ‘사각형 수박’을 개발해 출하를 시작했다.

‘사각형 수박’(이하 수박)의 본격적인 출하로 수박이 둥글다는 생각은 낡은 고정관념이 됐다.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시마오’(縞王·しまお)라고 이름 지어진 이 수박은 일본 가가와현 젠쓰지시의 농가에서 재배된 수박이 선별 작을 마치고 지난달 24일부터 출하되고 있다.

수박은 몇 해 전부터 재배가 이뤄졌지만 지난해 6월 ‘지리적 표시(GI) 보호제도’로 등록된 후 상품성을 인정받아 일본 국내와 해외로도 수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리적 표시(GI) 보호제도’는 상품의 특정 품질, 명성 또는 그 밖의 특성이 본질적으로 지리적 근원에서 비롯되는 경우 회원국의 영토, 지역 또는 지방을 원산지로 하는 상품임을 명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에 일본 가가와현이 원산지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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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출하에 한창인 농가 모습. 산케이신문


◆사각형 수박 맛과 재배 방법은?

수박의 개발은 시와 농가가 협력해 약 50년 전쯤부터 추진됐다.

가가와현 젠쓰지시는 온난하고 비가 적어 수박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갖춰 농가의 수박 재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다른 지역의 수박과 경쟁이 치열해 처음 차별화를 갖고 냉장고 보관을 쉽게 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 후 예상한 모양의 수박 재배에 성공을 거뒀는데 일반 수박보다 단맛이 적어 과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 반면 세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외형에 ‘전시용’으로 목적이 바뀌었다.

사각 수박 재배는 일반 수박에 비해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박은 일정 크기가 되면 플라스틱 및 금속 재질로 된 용기에 넣고 약 10일간의 성형 기간을 갖는다. 이어 일정한 모양이 갖춰지면 용기에서 분리 작업을 거치게 된다.

수박은 단순히 틀에 넣는다고 해서 예쁜 사각형 모양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용기의 재질이나 강도 등의 영향으로 성장이 멈추거나 기형적인 모습으로 자라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자세한 재배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렇게 재배된 수박은 전체의 약 80%만이 상품성을 갖고, 한 통에 1만엔(약 11만 1600원)이라는 비싼 가격표를 단다.

사각형 수박은 보통 수박보다 최대 약 5배 정도 더 비싸지만 수박이 다 익기 전 수확해 맛은 가격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에서 디스플레이와 관상용으로 사용된다. 수박은 캐나다, 러시아, 쿠웨이트 등 해외에도 출하된다.

특히 수박은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 보관하면 1년 이상 모양을 유지하며 전시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맛은 없지만 1만엔이란 가격에도 수확된 전량이 판매되는 이유다.

한편 사각형 수박은 일본 정부로부터 ‘보증문서’를 받고 판매할 수 있어 부가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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