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21번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집값이 안정되기는커녕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3040세대는 내집 마련이 이젠 남의 얘기일 뿐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30일 “지금까지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까지 이른 마당에 김 장관이 같은 말을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실은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중위아파트 가격이 52%나 급등,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도 부동산 정책 실패론이 빈번하게 나오는 지경이다.
지금 집값이 오르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시중에 떠도는 엄청난 부동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부동산시장에만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투자목적으로 집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집값을 잡겠다고 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축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결국 부동산을 대체할 투자수단이 마련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선 만큼 이제라도 과거 대책은 잊고 근본적인 처방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대책은 근본적인 답을 찾기보다는 땜질식 처방이 대부분이었고, 정책도 오락가락했다는 비판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공급확대를 강조한 점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동안 수요 억제에 치우쳐 있던 규제중심의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이 나온다면 집값 흐름을 바꿔 놓을 수도 있다. 핵심은 서울 수도권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나 그린벨트를 푸는 방법인데, 답이 쉽지는 않다.
투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언제든 추가대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고민이 없다면 20번 넘게 실패한 대책의 되풀이가 될 뿐이다. 이제라도 시장과 수요·공급 모두 고려한 제대로된 처방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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