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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제주항공 붙잡는 이스타… 일부 직원들, “체불 임금 포기할테니 인수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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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의 ‘지분 헌납’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금액 등)이 담긴 2차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공문에는 이스타항공 일부 직원들이 체납 임금을 일부 포기할 수 있다는 내용 또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은 여전히 제주항공과의 인수를 성사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 인수합병(M&A) 거래 종결을 위해 제주항공 설득을 포기하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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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와 제주항공 여객기가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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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전날 오후 제주항공이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미지급채무 1000억원 중에서 이스타항공이 부담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을 명시해 제주항공에 전달했다. 이상직 의원 일가가 포기한 인수대금 410억원에서 부실채권과 세금,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제주항공이 실제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금액이 약 150억~200억원에 해당한다고 구체적 금액을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실무진 간 대화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일부 이스타항공 직원은 체납된 휴업 수당 중 일부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혀 추후 협의에 따라 체불 임금 포기에 따른 절감 금액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고용노동청에 체납 임금 진정서를 제출한 직원 70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900여명 중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 입장과 별개로 밀린 임금 중 일부를 받지 않는 안에 대해 열린 태도로 수용하겠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휴업 수당은 월 40억원 가량으로 지난 4월부터 적용됐으며, 임금 체불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밀린 임금은 250억원에 달한다.

앞서 제주항공(089590)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3월 2일 이후 쌓인 채무를 오는 15일까지 해결하지 않으면 계약을 종결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또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인 타이이스타젯이 임차한 항공기에 대해 이스타항공이 지급보증한 문제와 이스타항공의 노사 분규에 대해서도 해결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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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애경 본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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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최후통첩을 하자 이상직 일가의 책임을 요구하던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를 비롯한 직원 대다수는 제주항공과 모회사 애경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날 오전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애경 본사 앞에서 제주항공 경영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은 당초 계약과 달리 터무니없는 조건을 제시해 계약해지와 다름없는 통보를 했다"고 비판했다.

조종사노조는 "이스타항공의 전면 셧다운과 58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 인력감축, 임금 체불 등은 제주항공의 지시 혹은 직접적인 관여에서 이뤄졌다"며 "인수 의지가 있다고 재차 밝혀와 이상직 의원이 사재를 출연해 체불 임금 문제를 해결하면 인수 작업을 재개할 줄 알았다"고 했다.

정부도 중재에 나서고 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전날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인수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제시한 조건과 이스타항공 측의 입장을 듣고 있다"고 말했고,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국토부도 제주항공 입장과 우리 측 주장을 두고 중재를 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스타항공은 미지급체납금을 제외하고는 제주항공이 제기한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는 2일 리스사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완전히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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