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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스타 “이상직 지분, 매각대금 증여시 150~200억 확보”…제주항공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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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조, 애경·제주항공 상대 투쟁

“구조조정·셧다운 지시해놓고 나몰라라하나”

제주항공 “노조 주장 검토중…다음주에 입장낼것”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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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가가 포기하기로 한 지분 처리방식을 설명하며 다시 한번 인수에 속도를 내줄 것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이상직 의원에서 제주항공과 모기업 애경그룹으로 투쟁 방향을 바꿔 인수를 촉구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날린 ‘최후통첩’이 이스타항공 노사를 합심하게 한 모양새다.

3일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설명을 종합하면, 전날 이스타항공은 10영업일 이내에 1천억원 상당의 미지급금 등을 해결하라는 제주항공의 ‘최후통첩’에 다시 공문을 보냈다. 이스타항공 쪽은 제주항공이 인수를 완료하면, 이스타홀딩스 지분 38.6%(공시상 39.6%이지만 질권 설정된 1%를 제외한 지분)에 해당하는 매각 대금 410억원을 이스타항공에 증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경우 세금 등 각종 비용 등을 빼면 제주항공이 150억∼200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상직 의원은 “모든 지분을 회사에 헌납한다”고 밝혔지만, 처리 방식을 알리지 않아 혼선이 있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당장 지분부터 무상증여하게 되면, 협상 주체가 바뀌고 복잡한 이슈 많이 발생해 매각 대금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쪽은 체불임금 외에 나머지 800억원 상당의 미지급금에 대해서는 공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해결할 수도 없는 금액이고, 지급해야 할 의무도 없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체불임금과 관련해서는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노동자들도 체불임금을 반납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스타항공 직원 가운데 일반 사무직군 등으로 구성된 근로자대표들이 밝힌 의사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사쪽의 체불임금 반납 기조에 반대하지만, 개별 노동자가 반납한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스타항공 노조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구조조정과 셧다운(운항중지)에 지시 또는 깊은 관여를 한 뒤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았다”며 제주항공을 규탄했다. 노조는 “체불임금, 각종 미지급금 등 8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15일 이내에 갚으라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을 하라는 것”이라며 “양해각서(MOU) 체결 후 자신들이 구조조정을 지시해왔고 코로나19로 인한 책임은 계약과 무관하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놓고도 3월 이후 발생한 부채를 이스타항공이 갚으라는 것은 날강도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 근거로 노조는 당시 제주항공 대표였던 이석주 에이케이(AK)홀딩스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의 통화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3월20일 지난 3월20일 이석주 대표는 국내선만이라도 운항 유지를 원하던 최종구 대표에게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나흘 뒤인 지난 3월24일부터 전면 운항중지에 들어갔다. 그동안 제주항공 쪽은 셧다운 지시 사실에 대해 계속 부인해왔다. 또 체불임금 해결 문제를 최 대표가 우려하자, 이 대표는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노조는 4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이후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애경 불매운동 등 총력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쪽은 “노조가 발표한 내용과 관련해 내부 검토 중”이라며 “다음주 화요일 이후 제주항공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렸다.

글·사진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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