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은 윤 총장 추미애 법무부장관한테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개입하지 말 것을 지휘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해 전국 검사장들의 의견을 들었다. 헌정 사상 두번째로 발동된 법무부 장관의 명시적 지휘권 행사를 놓고 “적절하지 않다”,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해야 한다”, “지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의견들을 반영해 금명간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오전 10시, 오후 2시, 4시 각각 전국 고검장, 수도권 지검장, 전국 지검장들과 잇달아 간담회 형식의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의견을 청취했다.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기관으로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놓고 윤 총장과 대립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요청에 의해 참석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날 전문수사자문단을 열어 채널A 기자 기소 여부의 적절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추 장관의 지휘를 받아들여 일단 중단했다.

회의에서는 수사자문단 중단 지휘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수사팀이 독자적으로 수사하도록 하라는 지시는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부여한 지휘체계를 흔드는 행위라는 의견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 수사가 아니라 전문수사자문단 회의를 열지 못하게끔 지휘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현재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아니라 특임검사를 임명해 독자적인 수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특임검사 임명과 관련,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검사장들 의견을 반영해 추 장관의 지휘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문수사자문단 회의를 일단 중단한 것일 뿐 아예 취소한 게 아니라서 윤 총장 선택이 주목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진 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수용 여부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린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검찰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추 장관의 수사 지휘는 이미 상당한 정도로 관련 수사가 진행되었고 통상 절차에 따라 수사팀이 수사의 결대로 나오는 증거만을 쫓아 오로지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취지”라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달 30일 이성윤 지검장이 대검에 수사자문단 취소를 요청하면서 “해당 사건은 사실관계와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단계”라고 한 것과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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