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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마크롱 대통령, 코로나 '감금해제' 총괄역의 장 카스텍스를 총리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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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AP/뉴시스] 3일 마크롱 대통령이 새 총리로 임명한 장 카스텍스 '재개방 전략 조정관'이 5월19일 대통령과 전국 시장 간의 화상회의 후 엘리제궁을 떠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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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3일 장 카스텍스(Jean Castex)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사직서를 낸 지 3시간도 지나지 않은 후임 인사다. 강력한 대통령제의 프랑스에서는 총리 및 장관은 의회 인사 청문회나 인준 절차 없이 대통령 지명만으로 즉시 자리에 오른다. 새 총리가 명목상 구성하는 새 내각의장관들도 속전속결로 이삼일 안에 인선과 취임이 완료된다.

카스텍스(55) 총리는 코로나 19 이전에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필리프 총리에 의해 코로나 19 방역책인 엄중한 '자가칩거'의 해제를 총괄하는 자리에 임명되면서 프랑스인들에게 익숙한 인물이 되었다.

3월14일부터 5월11일 일부 완화될 때까지 집밖으로 나갈 때마다 합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이를 적시한 사유서를 소지해야 할 만큼 집에 꼼짝없이 '유폐'되어 있어야했던 6600만 프랑스인들은 이런 칩거, 감금, 유폐를 푸는 선봉장 역을 맡은 장 카스텍스를 '미스터 감금해제'라고 불렀다. 감금해제(D?confinement)는 코로나 19 후에야 만들어지고 단숨에 유명해진 단어다.

카스텍스는 우파 공화당(LR)에 속한 중도 우파 정치인으로 2008년 서남단 스페인 접경지대 피레네 지역의 소도시 프라드 시장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나왔다. 프랑스에서는 시장을 맡으면서 동시에 국회 의원이나 장관을 겸할 수 있다. 물러난 필리프 총리도 3년 총리 재직 중 북부 르아브르 시장을 겸임했다. 지난 일요일 전국 시장선거에 총리 신분으로 재출마해 당선된 만큼 총리 사직으로 르아브르 시장 일에 모처럼 전념하게 되었다.

카스텍스도 이번 시장 선거에 출마해 프라드 시장에 다시 당선되었다. 에두아르처럼 총리와 시장 타이틀을 동시에 지니게 될 카스텍스는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인 2011년에 대통령실 차관급에 발탁되면서 중앙 정계에 이름을 알렸다.

카스텍스의 인물됨보다 마크롱 대통령(42)이 필리프(49)를 왜 총리직에서 물러나도록 한 것인가가 프랑스 언론의 관심사다.

2년 뒤인 2022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마크롱으로서는 자신보다 대중 인기가 높은 에두아르 필리프를 총리로 그대로 두는 것보다는 내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 싶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도는 잘해야 39%인 반면 필리프 총리 지지도는 60%를 육박하고 있다고 가디언 지는 전하고 있다.

필리프 총리는 지난 일요일 시장 및 시의회 선거가 집권당의 졸전으로 끝나자 사퇴 예측이 나왔다. 코로나 19 이전 3월15일 1차투표에서 간단히 결정된 3만 곳의 시 선거는 물론 연기해서 6월28일 열린 5000곳의 2차투표에서도 마크롱이 창당한 공화국전진(LREM) 당은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주요 시 하나도 석권하지 못했다.

그러나 필리프 총리는 본래 우파 공화당 소속이었다가 2017년 5월 마크롱 대통령 당선인에게 픽업되었고 또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이 중도주의를 표방해 창당한 집권 LREM에 끝내 입당하지 않아 이번 시 선거에 책임을 질 일이 별로 없었다.

마크롱은 대통령 재선에 보수파 유권자들의 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리라고 보고 '코로나 재개방 전략 조정관'으로 발탁되었던 중도 우파의 실무가 카스텍스를 기용했다.

에두아르 필리프가 총리직에서 벗어나 오히려 마크롱의 유력한 라이벌이 될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22년 대선에서 국민집결(RN 옛 국민전선)의 마린 르펭이 마크롱과 다시 맞붙을 수도 있다. 3년 전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은 66% 대 33%로 르렝에 압승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후 66% 지지를 한번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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