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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아무튼, 주말] "뉴욕에 없는 고향 맛이 그리워 매년 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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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단골

박진배 뉴욕 FIT 교수

조선일보

서울 성북동 ‘마전터’의 쇠고기국밥(앞)과 황태구이.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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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주립 패션공과대학(FIT)에서 실내디자인을 가르치는 박진배(57·사진) 교수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음식 전문가다.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맨해튼에서 음식점 두 곳을 성공적으로 운영했을 정도.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틈만 나면 유럽·아시아·중남미 시골구석까지 맛을 찾아다녔다. 전 세계 요리를 다 맛볼 수 있는 뉴욕에 살면서 왜 구태여? 그의 대답이다. "뉴욕에는 모든 나라 음식이 있지만, 어느 나라 음식도 제대로 못 해요. 비싸기만 하고. 진짜 맛은 그 나라에 가야 있어요."

조선일보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매년 두 차례가량 고국을 찾는 박 교수에게 "한국에 오면 꼭 찾는 단골집과 이번에 새로 찾은 맛집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박 교수는 "마음이 담긴 서비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오른 경지, 오래된 단골이 많은 곳, 예전 한국 살 때 다녔던 추억이 있는 식당"이라며 4곳을 꼽았다.

마전터

"예전 서울에서 다니던 직장 근처라 자주 다녔죠. 전, 게장, 순두부 등 고루 맛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맛집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해도 주인이 얼굴을 알아보며 환대해주죠. 옛 주택 건물이라 분위기도 있고요. 올 때마다 먹는 음식은 소고기 국밥입니다. 잔치국수가 사라진 점은 아쉽네요."

서울 성북동 서울성곽 끄트머리에 있는 오래된 맛집이다. 칼칼하고 개운한 쇠고기국밥으로 등산객 사이에서 소문이 나더니 간장게장, 보쌈 등 다양한 메뉴로 두루 사랑받고 있다. 소박한 한식당치고는 드물게 발렛 서비스(주차대행)도 있어서 멀리서 가족 단위로도 많이 찾는다. 쇠고기국밥 9000원, 간장꽃게장과 알밥 1만9000원, 황태야채비빔밥과 순두부 9000원, 황태해장국 8000원, 황태구이·찜 각 1만원, 보쌈 3만·4만원, 도토리묵 1만원, 파전 1만원. 서울 성북구 혜화로 82-2

대원식당

"남도(전라도) 쪽으로 여행할 기회만 있으면 일부러라도 들릅니다. 전국 최고의 한식당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예부터 순천이 곡창지대라 좋은 식당이 많았다죠. 연탄돼지불고기, 주꾸미, 홍어, 낙지, 보리굴비, 돌게장, 젓갈, 김치, 나물, 찌개까지 모든 음식이 최적의 조리법으로 최상의 맛을 냅니다. 이 식당의 어느 한 요리만 가지고 식당 차려도 맛집이 될 듯합니다."

순천뿐 아니라 호남을 대표하는 한정식집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오래된 한옥의 정취, 상을 통째로 들고 들어오는 방식, 한결같은 친절한 서비스도 박 교수를 비롯한 수많은 단골이 꾸준히 찾는 이유다. 수라상 2만9000원, 대원상 3만9000원, 2인상 8만원, 홍어 10만원, 낙지구이 3만5000원, 육사시미 3만원, 갈비찜 5만원. 전남 순천시 장천2길 30-29

고바우

"옛 신촌 대학가 뒷골목 느낌이 남아있는 집입니다. 대학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친구들과 갑니다. 간판 메뉴인 돼지소금구이를 늘 시켜 먹어요. 예전에는 연탄불로 구웠는데 숯불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네요. 허름한 서민 식당 분위기도 좋아요."

비록 고기 굽던 연탄불이 숯불로 바뀌었지만 가격만은 예나 지금이나 주머니 가벼운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 오랜만에 찾아가도 반가운 집이다. 뭉툭 뭉툭 투박하게 자른 고기는 가격에 비해 육질이 훌륭하다. 돼지소금구이 1만원, 돼지갈비 1만원, 껍데기 5000원, 삼겹살 1만1000원, 한우 2만원. 서울 서대문구 명물1길 22

한우다이닝 울릉

조선일보

서울 서초동 '한우다이닝 울릉'의 안심. /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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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울릉도 여행 갔을 때 '울릉도 소는 일은 안 하고 온종일 풀과 약초만 뜯어 먹기 때문에 고기가 맛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울릉도 약소를 취급하는 식당이 생겨서 반갑네요. 그때 들었던 대로 고기도 아주 맛있고요. 신흥 냉면 명가 '서관면옥'에서 하는 곳답게 냉면도 훌륭하네요."

지난달 문 연 한우 전문점. 명이, 부지깽이 등 울릉도에서 나는 나물을 먹여 키운 '울릉약소'가 주력 메뉴다. 일반 한우보다 맛과 향이 진한데, 매일 쉬는 시간마다 교육받는다는 직원들의 숙련된 굽는 솜씨가 고기 맛을 제대로 살려낸다. 안심이 특히 훌륭하다. 등심 5만8000원(130g), 안심 6만8000원(130g), 채끝등심 6만8000원(130g), 울릉약소코스 20만원(300g), 런치코스 9만원(250g), 평양물냉면·비빔냉면 각 1만3000원, 울릉나물비빔면 1만5000원. 서울 서초구 서운로 135

[정리=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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