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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고"...응급차 막은 택시 기사 처벌 국민청원 3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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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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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임진다고. (환자) 죽으면.”

지난 8일 오후 응급 환자를 태운 사설 구급차와 영업용 택시 사이에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환자가 위독하니 이송부터 한 다음 교통사고 처리를 하겠다는 구급차 기사를 택시 기사가 막아섰다. 교통사고 처리부터 하고 가야한다는 이유였다.

택시 기사는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 질 테니까, 119 불러 준다고. 내가 책임진다고 죽으면” 이라고 말하면서 구급차 기사의 환자 이송을 저지했다. 말다툼은 10여분 동안 이어졌다. 119 구급차가 와서 환자를 데려갔지만 이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 3일 한 시민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사연의 내용이다. 이 청원은 등록 하루 만에 34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청원문에서 “다른 119 구급차에 어머니를 다시 모셨지만 어머님은 무더운 날씨 탓에 쇼크를 받아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였다”면서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응급실에 도착을 하였지만 어머님은 눈을 뜨지 못하고 단 5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이어 “경찰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은 업무방해죄 밖에 없다고 하니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날 것을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 응급차를 막는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응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자는 이 청원문에 응급차 블랙박스 영상을 첨부했다. 영상 소개글에서 그는 “저는 어머니 입원 물품을 챙겨서 나중에 출발한 상태였다. 제가 없는 순간에 이런 일이 발생을 했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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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영상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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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영상에는 “내가 이거 다 알고 있어, 이거 아주 잘 알고 있어. (중략) 구청에 신고해서 진짜 응급환자인지 아닌지 내가 판단내려가지고…” “요양병원 가는 거죠 (응급실 가는 거예요) 응급실 가는 건데 급한 거 아니잖아. 뭐 죽는 사람 아니잖아 지금”이라고 말하는 택시기사의 음성이 녹음돼 있다.

일단 이송 후 나중에 블랙박스를 통해 사고처리를 하자는 말에 택시기사는 “그럼 나 치고 가라고, 블랙박스 있으니까 나 때리고 가라고”라면서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니까,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고, 어딜 그냥 가 아저씨. 나 치고 가 그러면” 이라고 말한다. 청원자가 첨부한 유튜브의 블랙박스 영상 또한 조회수가 17만회를 넘어섰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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