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상위 4% 개인사업자에게 적용···서민증세 아니다”
서울의 한 GS25 편의점에서 지난달 8일 직원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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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매출 5억원이 넘는 개인사업자에게 적용하는 세액 공제 혜택을 축소하면서 앞으로 5년간 1조4000억원의 세금을 더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편의점이나 일부 치킨집 등은 세금이 늘어난다. 정부가 대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는 감세를 추진하면서 중·소상공인들의 세부담은 도리어 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6일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매출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카드 부가가치세 세액공제율을 1.3%에서 0.65%로 낮추면 향후 5년간 세수(누적기준)가 1조3718억원 더 걷힐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지난 7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연매출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부가세 세액공제 구간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1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에게만 세액공제율 1.3%를 적용했다. 예를 들어 연매출 5억원이 넘는 개인사업자 경우 신용카드 부가세 공제율이 1.3%였으나 앞으로는 0.65%로 축소되면서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난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 이유로 “신용카드 활성화라는 제도 도입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부가세 세액공제 제도 자체가 세원 투명화와 카드 대중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기재부는 그러면서 영세 소상공인에게 영향이 없다고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 매출 5억원이면 전체 개인사업자 중 상위 4.3%에 속하므로 (제도를 축소해도) ‘서민 증세’ 논란은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부 개인사업자들에게는 사실상 ‘증세’에 가깝다는 데 있다. 특히 매출액 대비 마진율이 낮은 편의점주 등 소상공인 등은 정부 세법개정안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편의점의 경우 전국 점포당 평균 매출액이 6억원을 넘는다. CU와 GS25의 정보공개서를 보면 2022년 말 GS25는 점포당 평균 매출액이 6억4000만원, CU는 6억2000만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보면, 도소매업종 가맹점 6만8809개의 평균 매출액은 5억4000만원으로, 이 중 편의점이 5만5043개(80.0%)로 가장 많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연 매출 5억원이 넘는다. 공정위의 가맹사업 정보공개시스템을 보면 국내 치킨업계 ‘빅3’의 2022년 점포당 평균 매출은 교촌치킨(7억5000만원), BHC(6억원), BBQ(4억3000만원) 순이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은 통화에서 “연 매출 5억원이어도 배달수수료·임대료 등 이것저것 떼고 나면 치킨집 사장이 하루에 15시간씩 일하고 최저임금보다 못 벌 수도 있다”고 했다.
차 의원은 “정부가 법인세 깎고 상속세 줄여주자고 하면서 편의점주나 치킨집 주인과 같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증세하자고 나선 것”이라며 “이는 부자 감세로 생긴 세수 부족을 서민 증세로 메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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