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민주당 원내수석이 '껄끄러운' 통합당 법안에 서명한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與 김영진 원내수석, 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 발의 법안 6개에 서명

여당 주장하는 '친일파 파묘'와 결 다른 법안에 서명

시점은 지난달 24일…법사위원장 자리 두고 여야 '수싸움' 시기

김 수석 "원활한 원구성 위한 것, 다른 의미는 없었다"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 의원과 김영진 총괄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 의원총회에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묘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소속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그런데 여당 원내지도부의 핵심 의원이 야당 의원이 발의한 정반대 성격의 법안에 이름을 올려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5일 CBS노컷뉴스의 취재 결과,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24일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표 발의한 개정법률안 6개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각 법안을 발의한 10여명의 의원들 중 유일한 여당 의원이었다.

특히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서명한 법안엔 전·현직 국회의원들로 이뤄진 대한민국헌정회 회원들을 사후 심사를 거쳐 국립묘지에 안장하자는 내용의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일부 여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파묘(破墓)'와는 배치돼 주목된다.

앞서 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지난 1일 친일반민족행위자와, 훈장·포상이 취소된 사람을 국립묘지 밖으로 이장(移葬)하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 윤영덕 의원도 지난달 9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김영진 부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원구성과 관련해) 면담하는 도중에 김성원 수석 방에서 (법안에 서명을) 해달라고 해서 해줬다"며 "원구성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했지 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영진 부대표가 법안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던 '지난달 24일'은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던 시기다.

협상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 가기 위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법안 발의 명단에 여야 의원 모두 들어가 있으면 분명 법안에 힘이 실린다. 또 원구성 협상을 위해 수석들끼리 서로 도와달라는 사전 신호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했던 원구성 협상은 실패로 끝이 났다. 막판까지 법사위원장 자리를 어느 당이 선점할 것이냐를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자리 17개(정보위원장 제외)를 선출하면서 '슈퍼여당의 독주'라는 부담을 안고 통합당을 배제한 채 원구성을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선의로 이뤄진 '법안 품앗이'는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