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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김웅 “윤석열 ‘대권주자 3위’는 이 정부 실책이 만들어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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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초선의원 릴레이 인터뷰⑩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

약속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뷰는 세 차례 연기됐다. 인터뷰 당일(6월 30일) 오전 약속도 미래통합당 긴급 의원총회가 잡히면서 오후로 미뤄졌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50). <주간경향>의 초선 릴레이인터뷰 마지막 주자다. 인터뷰는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실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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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미래통합당 의원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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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예정되어 있긴 했지만 원 구성·협상이 결렬되면서 국회의장이 법사위에 강제 배당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강제 배정할 수 있는 규정이 있어요. 그런데 그건 예외적으로만 가능합니다. 법에는 비례의 원칙이 있거든요. 헌법에 대통령에게 계엄선포권이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그냥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개원하면 통상 원내 구성에 40일 정도 걸렸습니다. 국회의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뤄져 왔던 의회민주주의 원칙을 무너뜨린 거고요. 잘못되었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활동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지요.”

-의원총회에서는 발언을 많이 하는 편입니까.

“저는 아예 발언을 안 하는 편이에요. 일단은 다른 의원들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하고 있죠. 당 내에서는 많이 듣고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의총이 재미있어요. 옛날 자유한국당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당의 경우는 초선들이 어디 가서 절대 이야기를 못 하는데 지금은 초선들이 제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는 강경파 목소리가 득세하게 되잖아요. 집회하고 있는데 비가 내리면 “이 비가 우리의 투쟁의지를 꺾을 수 없다”며 비 맞다가 다 감기 걸리는 것처럼.

“맞아요.(웃음) 강경파가 주도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밖으로 나가자’, ‘장외투쟁하자’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추경이나 부동산 대책, 아니면 비정규직 전환과 같은 주제별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으며 대안을 내놓는 것도 충분한 방법이 되리라 봅니다. 말하자면 실내 장외투쟁이라고 할까요.”

-지난주 아동학대 토론회를 의원실이 주최했어요. 이번 주는 젠더, 다음 주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토론회를 하던데 의원님 SNS계정을 보니 ‘젠더’를 주제로 삼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던데요. 미래통합당 지지자들 중 ‘동성애는 죄다’라고 주장하는 강경파들 목소리인 듯 싶은데요.

“법은 원래 약한 사람들 때문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과거 검사 시절 형사소송 사건을 다루면서 항상 느꼈던 것이 ‘이 지경까지 되었는데 왜 아무도 돕지 못했지’라는 것이었어요. 젠더 문제도, 자신이 LGBT(성소수자)라는 것을 대중 앞에 용기 있게 나와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성적 지향 때문에 참혹한 일을 당합니다. 학교폭력 문제도 보면 선생님과 애들이 공통적으로 싫어할 만한 애들이 있어요. 그런 애들에게 반 전체가 갖고 있는 스트레스를 푸는 거죠. 다 이야기해보면 ‘얘, 원래 이상해요’, 하나같이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인권은 쇠사슬 같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쇠사슬 고리마다 어떤 것은 100㎏, 또 어떤 것은 200㎏, 300㎏을 버티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한 고리가 30㎏밖에 못 버틴다면 이 쇠사슬을 전체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30㎏밖에 안 되는 거예요.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가 우리 전체 인권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 검사 생활 대부분을 형사부에서 하셨나요.

“공안부나 중앙지검 등에서 2년 5개월을 했죠.”

-언제 했습니까.

“중앙지검에서 1년 6개월, 그리고 10년 동안 공안부를 한번도 안했다가 찍혔죠. 공안부를 할 때도 나는 소신이 다르다고 이야기했고, 공안부 부장을 하게 될 때 인천 공안부 부장으로 보내더라고요. 그거 말고는 인지부서를 간 적이 없어요. 교육부 파견을 간다던지, 법무부에 나간다던지. 수사에서 떠나본 그 기간을 빼고 나머지는 다 형사부에서 근무했죠.”

- 엘리트 코스를 걸은 검사는 아니셨어요.

“중간 중간에 되게 잘나가요. 중앙지검도 빨리 들어갔고, 제 동기 중에서 가장 먼저 공안부 인지부서에 들어가고 법무부도 가고. 그러다가 확 미끌어 졌다가 갑자기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가는 식으로 널뛰기를 많이 갔어요. 잘되었을 때 계속 탄력을 받고 가는 것이 아니고 꼭 들이 받아가지고…. (웃음) 그래서 좋았어요.”

-올해 1월 14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사기’라는 글을 남기고 사표를 냈어요. 글 전문을 읽어보면 이전에 내신 베스트셀러 <검사내전>를 읽으면 ‘이 사람은 이렇겠구나’ 하고 떠오르는 인상이 있는데, 그것과 달리 상당히 선동적인 격문으로 읽힙니다. 글은 오래 구상한 겁니까. 아니면 일필휘지로?

“전날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었는데, 통과되면 사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너무 분하고, 이 사람들이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제가 안 된 것은 사실입니다. 바로 올리고 사직서를 냈는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저는 검찰 내에서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가장 앞서 주장해오던 사람입니다. 제가 주장하던 검찰개혁은 검찰 본연의 모습을 가져야 하고, 권력이 아닌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검찰에서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가서 보니 정부와 집권당 안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거였어요. 한국당이 하던 짓과 똑같이 하면서 그걸 검찰개혁이라고 하고 있는 겁니다.”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새보수당에 들어가면서 기자회견에서 ‘내가 권력을 좇았으면 새보수당에 안 갔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정치라는 게 본인의 의지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새보수당과 당시 자유한국당이 당대당 통합해서 만들어진 것이 미래통합당이고. 처음 검사 그만뒀을 때 계획한 것은 아니었을텐데요.

“그렇죠. 새보수당에 들어갔을 때는 뭔가 개혁보수라는 꿈이 이렇게 꺾이면 안 된다, 이렇게 당이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야말로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진짜 한 줌밖에 안 남은 것 같아서, 그래서 들어갔어요. 당 대 당 통합 후 나중에 지역구 신청을 할 때도 ‘저쪽(자유한국당) 사람들이 절대로 안 줄 것’이라는 주위 충고에 아무 부담 없이 송파갑을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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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미래통합당 의원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녹취록에 언급만 됐다면 사퇴할 것인가’라고 쓴소리한 것이 많이 기사화되었습니다. 채널A 기자와 유착 의혹을 받는 한동훈 검사는 알고 지내던 사이입니까.


“전혀 모릅니다. 얼굴만 아는 정도? 검찰에 대한 생각도 다르고, 살아온 궤적도 완전히 다르죠. 한동훈 검사도 만에 하나 자기 목적 달성을 위해 검찰권이나 감찰권을 사용했다면 추 장관과 똑같은 비판을 받아야겠죠.”



-윤석열 총장은요?


“윤 총장도 같이 근무해본 적은 없죠. 늘 이야기하듯 저는 특수수사에 대해 반대해온 사람이라서.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나보고 ‘윤석열의 부하다’라고 그러는데…. 비판하더라도 뭘 좀 알고 이야기하든가. 저는 검찰권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문무일 전 총장의 생각과 같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3위 대선주자로 부상했어요. 미래통합당에서 영입한다면 찬성할 겁니까.

“그것도 추미애 장관이 만들어준 것 아닌가요. (윤 총장으로선) 추 장관이 제일 고맙지 않겠어요? 출마 선언도 안 한 사람을 10% 지지율로 만들어줬으니. 저는 미래통합당이 기존 당의 가치를 지킬 것이 아니라 중도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 윤 총장 같은 사람이 와서 뛰어주면 흥행에도 엄청 도움이 되고, 또 우리 당, 우리 당원들의 생각을 깨치는 데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진보·보수는 잊어라”라는 말씀을 하셨죠. 윤 총장 같은 사람이 오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최근 이 정부와 민주당 386지도부에 쓴 소리를 하는 진중권 교수나 김경율 회계사 같은 분들도 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 그분들이 들어오신다면 우리는 주단을 깔고 모셔야 하지 않을까요.”

- 본인들이 이쪽(미래통합당)에 올 생각이 현재로선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예. 그분들이 오실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그렇지만, 김웅 검사님도 아, 이제는 검사가 아니라 의원님이죠. 결국 이렇게 와 있는 것도 예정했던 것은 아니잖아요. 1월 사표낼 때도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와 있는 것 아닙니까.

“진중권 교수님 같은 경우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 같은 ‘쌈마이’도 아니고, 그 양반 같은 경우는 어디가 되든지 쎈놈들을,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가장 아픈 사람들 편에 남아주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그 분이 우리 당에 와주시면 물론 그보다 고마운 것은 없겠죠. 진 교수님이나 김경율 회계사 같은 분들은 사회의 소금 역할을 하는 분 아닙니까. 보시다시피 여기에 오면서 저는 고등학교(순천고등학교) 동문이나 인적 관계에서 완전히 다 배제되었거든요. 제 인생에서 한 60%를 차지하던 부분이 없어져버린 거에요. 저분들이라고 그런 게 없겠습니까. 그런 것을 감수하고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대단한 분들이신 것 같습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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