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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반성과 사과 쏙 들어간 국민의힘···“극우정당화” 내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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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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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찬성했던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국민의힘에서 12·3 비상계엄 및 탄핵 사태에 대한 책임 의식은 더욱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국정운영 공동 책임을 지는 집권 여당으로서 현 사태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한 전 대표 사퇴로 공백 상태에 놓인 당권 쟁취와 탄핵 정국 속에 야당과의 주도권 싸움에만 골몰하는 형국이다. 특히 내란 수괴 혐의로 피의자 입건된 윤 대통령을 비호하는 모습을 보이며 ‘극우 정당’으로 변해간다는 내부 비판까지 나온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 전 대표가 사퇴한 16일부터 18일까지 계엄 및 탄핵 사태에 대한 여당의 책임을 인정하거나 국민에게 사과하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헌법과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점에 대해선 인정한다.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위반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계엄 사태를 윤 대통령 개인의 법적 문제로만 규정하며 여당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이를 비호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12·3 내란 사태’라는 용어를 사용하자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의원은 “12월3일 내란이 있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사법부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유영하 의원도 “아직 내란죄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없었다”고 거들었다.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내란 공범’이라고 발언하자 국민의힘은 그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에 이어 탄핵심판 절차에도 연일 제동을 걸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의원총회에서 “탄핵소추인인 국회가 헌법재판관을 추천하는 행위는 마치 검사가 자신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 판사를 임명하는 것과 같다”며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 추진에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위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도 불참했다. 오는 23~24일 예정된 인사청문회도 보이콧할 방침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에 오는 20일까지 내란 행위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명단 제출 등을 요구했으나 불응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집권당이 국민의 울분과 분노, 저항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집권당은 윤 대통령의 통치 행위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는 그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야 된다”고 말했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계엄 대통령을 싸고 도는 당내 목소리는 또 도대체 무슨 짓인가”라며 “국민의힘이 이렇게 민심과 동떨어지고 있는데 원내에서는 ‘이거 잘못 가고 있는 거다’는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에 앞장선 친윤석열(친윤)계 중진인 권 권한대행을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한 데 이어 비대위원장마저 친윤계로 앉히려는 기류도 감지된다. 권영세·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직을 겸직하는 ‘원톱 체제’까지 거론된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안한 야당을 견제하며 국정 주도권을 쥐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노동부·과학기술정통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접견한 데 이어 오는 20일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방탄을 본격화하자 극우 정당화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도 높다. 탄핵 촉구 1인 시위를 했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군부 독재를 연상시키는 비상계엄, 민주주의를 반대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힘으로 누르겠다는 생각,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가치관 자체가 극우적 가치관”이라며 “윤석열은 극우주의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라는 보수당 안에 극우라는 암이 자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지금 당에서 반성문 한 장 안 나오고 자기들끼리 권력 투쟁하고 있다”며 “잘못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고칠 거냐 여기에 모든 논의가 집중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극우당 비슷하게 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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