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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홍콩 경찰, 시위대 DNA 샘플 채취..."시민을 흉악범 취급"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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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1일 홍콩 코즈웨이 베이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기자가 경찰의 후추 스프레이를 맞고 쓰러져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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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서 체포된 시민들의 DNA 샘플을 체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이 시민들을 흉악범 취급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1일 홍콩 도심에서 벌어진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남성 6명, 여성 4명 등 10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대부분 ‘홍콩 독립’,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내용의 깃발이나 팻말을 들고 있었다.

SCMP는 체포 후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들 전원이 침, 머리카락 등을 통해 DNA 샘플을 채취당했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피의자가 중대 범죄를 저질렀고 DNA 샘플이 유죄 입증에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DNA 샘플 채취를 명령할 수 있다. 홍콩에서 DNA 샘플 채취는 살인, 성폭행 등 중범죄 피의자에 대해서만 이뤄져 왔다.

체포된 시위대의 변호인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재닛 팡 변호사는 “DNA 샘플 채취는 성폭행, 마약 소지 등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만 적용돼 왔다”며 “우리는 경찰의 이러한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체포된 시위자가 소지하고 있던 깃발, 전단 등의 증거는 경찰이 모두 확보했으며, 피의자의 상세한 개인 정보도 경찰이 모두 수집했는데 흉악범에게 적용되는 DNA 샘플 채취가 왜 필요한가”라고 비판했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경찰은 사건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DNA 샘플을 채취할 수 있으며, 이는 적법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은 홍콩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10명에게 국가정권 전복 선동 등의 혐의가 적용됐으며,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장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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