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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단계 역추적…'강남 긴급정보' 가짜뉴스 제작자 못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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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폭발적으로 확산한 와중에 퍼진 서울 강남 지역 감염자 이동 경로 관련 가짜뉴스 제작자를 결국 잡지 못했다.

중앙일보

지난 1월 말 시민들 사이에서 공유된 '강남구 감염자 이동경로' 가짜뉴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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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긴급 정보'란 제목으로 온라인에서 공유됐던 해당 문자 메시지에는 코로나 19 감염자가 다녀갔다는 압구정·역삼동 일대 편의점과 식당 등 7개 업소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해당 업소 점주들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발했다. 강남구청은 "메시지 제작자를 잡아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4월 메시지를 온라인 메신저 등으로 전달한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강남구청이 고발장에 쓴 업무방해·명예훼손 혐의 중 업무방해 혐의만 해당한다고 봤다. 경찰은 해당 메시지를 공유한 사람이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들 중 인원이 많은 대형 오픈 채팅방에 메시지를 올린 6명을 피의자 명단에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로 넘어간 유포자 6명은 20~50대 사이의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경찰의 송치 명단에는 유포자 6명만 있을 뿐 최초 제작자는 빠졌다. 경찰 수사팀은 처음 강남구로부터 고발당한 유포자 1명부터 시작해 27단계 역추적을 거쳤다. 메신저 압수수색, 휴대폰 포렌식 등을 수차례 거쳐 제작자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을 특정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메시지를 페이스북에서 봤지만, 누구의 게시물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더는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던 경찰은 결국 이 남성의 유포 행위에만 혐의를 적용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조사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반성을 하고 있었다"면서도 "당시 자영업자 피해가 컸고 감염병 관련 가짜뉴스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질병관리과 관계자는 "감염병 관련 가짜뉴스를 유포하면 고발하도록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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