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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가나, 미국 흑인들에게 이민 권장..."고향으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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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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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수도 아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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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최근 가나로 이민을 온 킴벌리 리스는 다섯 아이의 엄마다. 리스는 “우리는 지쳤다”면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 내 아들들이 불시에 경찰 검문을 받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리스는 “가나에서는 우리가 흑인이어서 걱정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미국 사회의 폭력적 인종차별을 피하기 위해 미국을 떠났다는 것이다. 서아프리카의 빈국 가나가 인종차별에 질린 미국 흑인들에게 자국으로의 이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나 정부는 이민자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부족장들과 협의해 2㎢ 넓이의 부지를 마련했다. 이민 가정에는 별도의 세금 감면과 시민권 획득 절차 간소화 혜택도 주고 있다.

지난해 가나는 아프리카를 떠난 노예선의 미국 도착 400주년을 기념해 미국 흑인들의 가나 방문과 정착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해 1∼9월 가나 방문자는 23만7000명이 증가해 45% 늘었고, 대부분이 미국인들이었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눌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캠페인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바버라 오텡 기아시 가나 관광장관은 “우리는 두 팔을 벌려 형제자매들을 집으로 계속 초청할 것”이라며 “가나에서 삶을 일구라. 반겨주지 않는 곳에서 영원히 머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가나 초대 총리 콰메 은쿠루마는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다수의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들을 가나에 초청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은쿠루마 전 총리가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 가나에서 함께 나라를 세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가나는 인구의 30%가 하루 3달러(약 3600원)의 생활비로 사는 빈국이다. 가나는 수입과 능력을 가진 미국 흑인들이 가나에 정착할 경우 가나의 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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