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GS칼텍스배 프로기전] 타고난 불바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타고난 성격이 있다. 바둑에는 기풍이 있다. 성격대로 기풍이 나올까. 타고난 싸움바둑이라는 말을 듣는 프로들이 많다. 그들이 바둑판 밖에서도 몸가짐이 거칠까. 거의 아니다. 얌전한 기운이 바둑판 안에 들어왔을 때 어떤 굴레를 벗은 듯 자유로워지고 성격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신민준 바둑은 어렸을 때는 대마를 잡으러 가는 절대 공격형이었다. 영재대회를 거쳐 열세 살에 프로에 들어온 뒤로도 그 모습은 비슷했다. 스스로 눈을 감고 주먹을 휘두르는 꼴이었다고 말한 신민준 바둑은 오르막길에서 선배 고수 벽에 부딪힌다. 좋은 형세를 만들었던 바둑이 자꾸 뒤집기를 당했다. 불기운을 잡아야 했다. 몸이 먼저 움직여 공격하던 버릇을 머리로 잠깐 멈추게 하고 뒤를 살피기 시작했다. 즐거운 공격 뒤편에 위험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승률이 높아졌고 우승권에 다가갔다. 왼쪽에 이어 위쪽에서도 흑이 쉽게 살며 백 살림이 쪼그라들었다. 단순 집짓기로는 백이 뒤진 거리를 따라잡기 어렵다. 신민준은 백46으로 더 강한 공격을 외쳤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그림> 백1, 3으로 집을 벌고 3으로 두터움을 더하며 기다리는 길이 더 좋다고 가리키기는 했다. 신민준이 여기서는 성질을 죽이지 않았다. 싸움 구경보다 더 좋은 구경거리가 어디 있나.

[김영환 9단]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