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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AR 결합한 레고, 한국 어린이들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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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마이클 에베센 레고코리아 대표가 오는 8월 출시되는 `레고 슈퍼마리오` 시리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화 기자]


"지난해 한국 어린이 중 3분의 1인 약 200만명의 아이들이 레고를 갖고 놀았다. 이는 레고가 한국시장에 들어온 뒤 기록된 역대 최고치다."

마이클 에베센 레고코리아 대표는 최근 인터뷰하면서 지난해 레고 실적을 이같이 설명했다. 에베센 대표는 "과거에는 레고가 6세에서 12세 사이의 남아들이 갖고 노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다양한 연령대 아이들이 성별과 무관하게 레고를 좋아하는 만큼 더 많은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아를 위해 선보인 '도트' 시리즈나 '프렌즈'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과거엔 레고에 관심이 없었을 여자 아이들도 점점 레고를 갖고 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레고코리아 매출은 '닌자고' 시리즈 인기로 2016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레고 브랜드가 보다 다양한 어린이에게 사랑받아 레고 제품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늘었다는 것이 에베센 대표의 설명이다. 에베센 대표는 "매년 조사하는 레고 브랜드 순이용자수 통계에 의하면 2014년엔 한국 어린이 중 21%가 레고 제품을 갖게 됐지만 지난해엔 이 수치가 35%까지 증가했다"며 "호주 등 레고 인기가 정말 높은 나라는 이 수치가 50%를 상회하는 만큼 한국시장에도 아직 잠재적 소비자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레고는 최근 단순히 브릭(Brick)을 조립하는 놀이 방식에서 벗어난 디지털 결합 상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오는 8월 출시할 '레고 슈퍼마리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레고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제품을 조립한 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해 점수를 얻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형태 제품이다. 지난해에는 레고 세트에 증강현실(AR) 게임을 결합한 '레고 히든 사이드' 시리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에베센 대표는 "한국 어린이들은 다른 지역 아이들에 비해 예전 장난감에 쉽게 질리고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장난감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역동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레고코리아의 매출 중 히든 사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지역에 비해 2배에서 3배 정도 높다"며 "레고그룹 차원의 세미나에서 히든 사이드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비결에 대해 설명했을 정도로 한국 어린이들은 디지털 결합 완구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에베센 대표는 한국에선 교육에 관심이 많은 만큼 놀이문화의 중요성이 충분히 부각되지 못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에베센 대표는 "한국시장에선 아이당 레고 판매량이 일본 등 유사한 경제 규모 국가에 비해 낮다"며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놀 시간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성이나 감정 표현, 창의성 등 미래에 중요해질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어린 시절에 충분히 노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결합 완구 등 새로운 놀이 방법을 제시해 놀이문화를 바꾸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선 성인들이 레고를 구매하는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베센 대표는 "한국에선 26만5000명 이상의 성인이 온·오프라인 레고 커뮤니티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약 2주간 코엑스에서 진행된 커뮤니티 차원의 '브릭코리아 컨벤션' 행사에는 15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미국이나 덴마크에도 레고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레고 커뮤니티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발전된 형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레고는 성인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오는 8월 출시되는 '레고 아트'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캔버스에 레고 타일 브릭을 조립해 성인 소비자가 자신의 공간에 전시할 수 있게끔 했다. 마찬가지로 성인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레고 람보르기니 시안'은 레고 제품치고는 다소 높은 가격인 48만9900원에 출시됐지만, 품절 사태로 이어질 정도로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한편 지난해 레고코리아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12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약 1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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