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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시진핑 비판한 中 저명 법학자 경찰에 체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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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장룬 칭화대 법대 교수, 정치개혁 요구했다가 '미운털'

연합뉴스

쉬장룬 중국 칭화대 법대 교수
출처: 온라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정치개혁을 요구하던 저명 법학자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6일 보도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명경망 운영자 허핀(何頻)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쉬장룬(許章潤) 칭화(淸華)대 법대 교수가 베이징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허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여 대의 경찰차가 쉬 교수의 자택을 둘러싼 후 그를 체포해서 데려갔다.

허핀은 "쉬 교수는 병환이 깊고, 칭화대에서 정직 처분을 받은 후 수입이 대폭 감소해 곤궁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는 당국을 비판하는 글을 계속 발표해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분노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쉬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는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성 매수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쉬 교수의 한 지인은 "그의 성품이 어떠한지 친구들이 다 알고 있는데, 경찰이 이러한 혐의를 씌운 것은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질타했다.

쉬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중국의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글을 계속 발표해 왔다.

지난 2018년 7월에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비판하면서 국가주석 임기제 회복, 개인숭배 금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진상 규명 등 8가지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쉬 교수는 지난해 3월 칭화대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올해 초 중국 지도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렵지 않다'라는 글을 발표했다.

쉬 교수는 이 글에서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의료계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국이 이를 억누른 것을 지적하며 "공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완전히 봉쇄됐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독재하에서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정부는 관료들의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성과를 낼 의지가 없는 용렬한 관료들만 넘쳐난다"고 일갈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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