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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제주-이스타 진실공방…'노 딜'시 법적공방 비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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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구조조정 등 쟁점 두고 책임공방

제주항공, 이르면 이날 공식 입장 낼 듯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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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진흙탕으로 치닫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ㆍ합병(M&A)이 법적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스타항공의 셧다운(Shut downㆍ가동중단)과 구조조정 주체를 놓고 양측의 진실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거래의 '노 딜(No deal)' 가능성까지 커지자 양측은 법적 대응 카드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양 측은 지난 3월 전격적으로 진행된 전(全) 항공노선 운항 중단 결정, 희망퇴직 결정의 '주체'를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런 결정의 주체가 제주항공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전날 공개한 6분30초 가량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는 셧다운에 대해 우려하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에게 "셧다운하는 것이 나중에 관(官)으로 가더라도 맞다"고 전했다. 또 같은날 공개한 지난 3월9일~10일자 양사 임원진 간담회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기재 축소에 따른 직원 희망퇴직과 보상금액에 대해 거론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간 '이스타항공의 주요 경영상 결정에 개입한 바 없다'고 주장해왔던 제주항공 반박자료를 내고 대응에 나섰다. 제주항공이 공개한 자료는 지난 3월9일 이스타항공에서 전달한 희망퇴직 관련 마이크로소프트(MS) 엑셀 파일기록 캡쳐화면이다. 해당 파일의 작성일은 지난 2월21일로 돼 있다. 주식매매계약(SPA, 3월2일)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이 기재축소에 따른 구조조정을 먼저 준비해왔다는 취지다.


제주항공은 이르면 이날 오후 법무법인 등의 검토를 거쳐 경영개입설과 관련한 공식 입장문을 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노종사노조 측 관계자는 "다소 군색한 해명"이라고 꼬집었다.


양사의 인수 관련 이견이 진실공방으로 전개되면서 일각에선 매각작업이 무산될 경우 법적다툼으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냔 전망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주항공 측이 구두로 의견을 전달했다고 해도 (셧다운 계획이) 실제 현실화 됐던 만큼, 노 딜로 마무리 될 경우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문서화 된 기록이 남아 있다면 법적공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스타항공에선 노조에서 공개한 자료와 관련한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인수전이 노 딜로 끝날 경우 법적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까지 극적 타결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봉합의 여지는 있다. 노 딜로 인수전이 끝날 땐 제주항공도 도의적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고, 이스타항공도 최악의 상황이 불가피 한 까닭이다.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항공분야 주무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회동을 갖고 M&A 성사를 당부한 상태다.


한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준 최후통첩 시한(10영업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양 측의 긴장감은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정의당 등과 국회에서 기자회견 및 간담회를 갖는 한편, 오는 8일에는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속한 인수를 촉구하는 총력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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