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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마이데이터 시대③] 빅테크는 융합파워, 스타트업은 '언번들링'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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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정부는 데이터 3법을 제정하면서 데이터 기반 경제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금융을 전진배치했다. 이를 위한 다양한 후속 조치도 쏟아내고 있다. 8월부터는 마이데이터 사업 제도가 금융 분야에서 본격 시행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 구도로 금융 시장 무게중심이 넘어가는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금융 시장 역학 관계를 뒤바꿀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과 IT업계 전반에 걸쳐 중량급 변수로 떠올랐다. 150개 가까운 회사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마이데이터를 둘러싼 열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디지털투데이는 5회에 걸쳐 마이데이터 사업이 몰고올 금융 시장의 변화와 주요 업체들의 전략, 그리고 향후 풀어야할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핀테크(금융기술) 업계는 새로운 금융을 강조하하 모습이다.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은 기존 서비스와 금융의 융합을,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존에 없던 신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발 융합 파워 관심 집중



네이버 금융 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은 마이데이터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테크 기업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네이버라는 거대한 플랫폼과 금융의 결합이라는 상황 자체가 이미 금융권에서 태풍의 눈으로 통하고 있다.



네이버 파이낸셜도 네이버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한 서비스 차별화에 마이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서래호 금융사업 책임리더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서 "고객들의 정보를 한 데 모아 생활금융에 녹여내겠다"며 여러 활용 방안을 예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식당에서 결제한 카드 내역을 네이버 마이플레이스에 등록해 플랫폼 이용자들과 방문 후기를 공유할 수 있다.네이버 내자산 정보에 차량정보를 입력하면 네이버의 자동차 데이터베이스(DB)와도 연결된다. 관련 정보 연동으로 자동차 시세와 보험료 등을 쉽게 비교하는 등 기존의 복잡했던 보험 가입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게 서 리더의 설명이다.



금융 서비스 토스를 제공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를 주목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도입 이후 양질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게 되면 상품 가입 단계를 종전보다 줄이고 상품 추전 기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현욱 비바리퍼블리카 사업개발실장은 "모바일 금융서비스 가치는 여러 금융사가 찾을수록 높아진다"며 "은행과 대출, 증권 등 최대한 많은 금융기관과 제휴해 고객의 개별 조건에 맞는 최적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도 최근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개편에 따라 조직은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출시 등 전 과정을 총괄하는 '스쿼드'와 안정화를 맡는 '파운데이션', 운영 체계를 만드는 '디비전' 등 크게 3그룹 체제로 재구성됐다. 뱅크샐러드 HR팀 관계자는 "테크 기업에 어떤 조직이 도움이 될지를 끊임 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경영 방법 중 하나인 '린 스타트업'의 형태가 뱅크샐러드와 맞다고 판단했고 앞으로도 이 방식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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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는 고객들 동의를 많이 받아낼 수 있는 사업자가 유리해지는 게임이다. 고객 동의를 받은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야 사업의 판도 키울 수 있다.



작은 회사보다는 이름이 좀 알려진 큰 회사가, 보상을 포함해 고객들에게 맞은 것을 해줄 수 있는 주머니가 든든한 회사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 핀테크 회사들 입장에선 차별화된 뭔가가 있어야 마이데이터로 할만한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일부 회사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에스앤피랩은 소비자가 개인 정보를 기업에게 넘겨 주는 대신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거래 플랫폼 '마이디'를 개발해 데모 앱을 운영하고 있다. 흩어져 있는 정보를 단말로 가져와 합친 뒤 공유하고 싶은 정보들을 묶어 판매 의사를 밝히면 기업이 이를 보고 구매를 요청하는 식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개인 데이터 이용권을 디지털 자산화한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존 금융회사가 최대한 많은 금융서비스들을 1개 앱에 압축하는 방법을 골몰했다면 핀테크 기업들은 자사가 잘 운영할 수 있는 소수 기능에 집중하는 양상"이라며 "저마다 마이데이터 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이러한 언번들링(해체) 전략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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